“코로나 겪으면서 많은 게 변했어요. 특히 식당 알바는 힘든 직업이라는 인식 탓이 있는지 최저시급 이상을 지급해도 괜찮은 구직자를 구하기가 정말 힘들어요. 최저시급을 올린다고 해서 구직난이 해결될지 모르겠네요”
“모든 재료비에 공공요금까지 오르면서 매출에 큰 타격이 있습니다. 여기에 인건비까지 오를 경우 개인 장사하는 입장에선 너무 부담이 돼요”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작업이 5월초부터 본격화되면서 적정 금액을 두고 자영업자들 사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은 최저시급을 더 줘서라도 알바를 구할 의사가 있지만 지원자가 없어 구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고, 다른 한쪽은 재료비와 공공요금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인건비까지 오른다면 장사가 더 어려워질 거라 하소연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2일 첫 전원회의로 첫발을 내디뎠다. 첫 회의부터 노·사는 노동계의 ‘최저임금 12000원’안을 두고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10.9%→2.87%→1.5%→5.05%→5%였다. 올해 9620원인 최저임금 시급은 3.95%(380원)만 올려도 1만원대에 들어서게 된다. 지난 2000년 이후 인상률이 3.95% 미만인 때는 22년간 3번(2010년, 2020년, 2021년)뿐이었다.
알바생들은 물가 인상을 감안할 때 내년도 최저임금은 당연히 1만원을 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알바천국이 지난해와 올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알바생 664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8명(76.2%)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득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주요 원인(복수응답)으로는 '물가‧공공요금 등 인상으로 대폭 늘어난 지출'이 77.7%로 가장 높았다.
한 개인 카페에서 알바를 하는 대학생 이모씨(23)는 “월세, 식비, 교통비 등 모든 물가가 다 올랐다. 젊은 층 사이에서 괜히 ‘짠테크’가 유행을 하겠냐”며 “물가에 맞게 인건비도 오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최소 1만원 이상이 돼야 한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도 고민이 많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최저시급을 비록해 여름철 전기료 걱정이 한 가득이다.
이들은 코로나 이후 심각해진 구인난 해결을 위해선 최저시급을 올려야 하는 게 맞지만 물가인상을 비롯해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인해 부담이 가중된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 6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실시한 '최저임금 및 근로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이상인 51.8%가 '최저임금이 경영에 많이 부담된다'고 답했다.
고깃집을 운영 중인 김모씨(54)는 “채용공고 사이트를 통해 알바를 모집한다고 올려놔도 지원자가 거의 없다. 엔데믹으로 인해 점차 손님들도 많아질 텐데 계속 이렇게 가다간 가게 운영이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부담이 되기도 한다. 물가가 너무나도 다 오른 상황에서 인건비까지 크게 빠져나가면 남는 게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개인 카페 사업자는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본사에서 어느 정도 고통 분담이 이뤄지기라도 하겠지만 개인 사업자들은 아무래도 가장 먼저 직격탄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라본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