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혼조 마감했다. 다음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호주에 이어 캐나다까지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연준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1.74p(0.27%) 오른 3만3665.0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6.33p(0.38%) 내린 4,267.52, 나스닥지수는 171.52p(1.29%) 떨어진 1만3104.90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대형주와 성장주 중심으로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나스닥과 S&P500지수는 약세를 보였다. 반면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전날이 이어 이날도 2% 이상 올랐다.
투자자들은 오는 13일 공개되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3~14일 열리는 연준의 FOMC 회의 결과를 대기하며 시장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이날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캐나다 중앙은행(BOC)이었다. BOC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리를 기존 4.50%에서 4.75%로 0.25%p 인상했다. 22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3월부터 8차례에 걸쳐 금리 인상에 나섰던 BOC는 올해 1월 금리를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에 다시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건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이달 금리 인상 확률을 20%, 7월 인상 확률을 100%로 예상했지만, BOC는 시장 예상보다 한발 빠르게 금리 인상에 나섰다.
BOC의 금리 인상에 앞서 전날 호주 중앙은행(RBA)도 2번 연속 깜짝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RBA는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3.85%에서 4.10%로 0.25%p 올렸다. 11년 만의 최고치다. 지난 4월 금리 동결로 긴축 기조 종료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키웠지만, RBA가 지난달에 이어 6월에도 금리를 올리면서 시장 예상을 벗어났다.
호주에 이어 캐나다까지 깜짝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연준의 6월 금리 결정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6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71.3%로 봤다. 베이비스텝(0.25%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보다 낮은 28.7%로 봤다. 인상 가능성은 전날(21.8%)보다 약 7%p 올랐다.
종목별로 보면 S&P500 11개 종목 중 에너지 부문이 강세를 보였다.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업체로 구성된 SPDR 원유&가스 ETF(XOP)와 천연가스 개발 기업에 투자하는 퍼스트 트러스트 천연가스 ETF(FCG)는 각각 3.78%, 3.30% 상승했다.
지역은행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팩웨스트(14.38%) 웨스턴 얼라이언스(2.56%) 코메리카(1.43%) 등 주가도 올랐다.
넷플릭스 주가는 웰스파고와 JP모건이 이 회사의 상승 잠재력을 평가해 목표 주가를 올렸다는 소식에 0.12% 상승했다.
캠벨수프의 주가는 3분기 매출총이익률이 원자재와 운송비 증가로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8.91% 하락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는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소 관련 “고객 자금은 안전하다”고 밝힌 이후 3.20% 올랐다. 여기에 캐시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가 코인베이스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는 소식도 강세를 뒤받쳤다. 코인베이스는 전날 미등록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혐의 등으로 SEC로부터 소송을 당한 이후 12.09% 하락한 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에도 주가가 크게 밀리지 않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소형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점에 주목했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톰 하이린 수석투자전략가는 CNBC에 “올해 초 예상보다 더 탄력적인 시장에 투자자들은 덜 방어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시장의 리더십이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시장 주도권이) 소수 대형기술회사들로 매우 좁았지만, 최근엔 소형주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SS&C ALPS어드바이저의 폴 바이오치 수석 ETF 전략가는 로이터를 통해 “최근 우리는 대형주보다 소형주가 상당히 극적인 성과를 보이는 것을 목격했다”며 소형주들이 강세를 지속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