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와 관련한 최종보고서 발표를 두고 첨예한 각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IAEA의 보고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하는 것이 윤석열 정권의 타도에 목적이 있다고 봤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5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울산 지역 민생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이번 IAEA 보고서로 과학적 논란은 종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야당의 불신·선동 조장은 과학 외교가 아닌 또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며 “광우병 시위를 주도한 어떤 분 말씀처럼 광우병 괴담 시위는 이명박 정부의 타도가 목적이고 이번 오염수 시위 역시 윤석열 정부 타도를 위한 징검다리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야당이야말로 답정너 반대, 답정너 선동이 아닐 수 없다”며 “그 일면에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정권퇴진, 총선 전쟁이라고 하는 목적이 숨겨져 있을 게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오염수 방류 장소에서 몇 ㎞만 나가도 문제없다는 게 과학적 입장인데 민주당이 혼란과 선동을 조장하는 건 정치적 속셈이라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국민의힘은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임종성 민주당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에 제소했다.
앞서 이 대표가 지난달 17일 “집권 여당이 ‘(오염수를) 매일 10리터씩 마셔도 아무 상관 없다’고 하는 돌팔이 과학자를 불러다 발표하는 게 국민을 우롱하고 괴담을 퍼뜨리는 것”이라고 발언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표가 지칭한 ‘돌팔이 과학자’는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로 풀이된다. 그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물이라면 마실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임 의원은 지난 1일 진행된 규탄대회에서 “똥을 먹을지언정 후쿠시마 오염수를 먹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반면 민주당은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강력히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검증조차 안 된 결과”라며 “최종보고서에는 알프스만 잘 돌아가면 아무 문제 없다는 견해만 발표했을 뿐이니 결과에 관해서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요즘 이 정권을 ‘내 맘대로 정권’이라고 한다. 정책도 내 맘대로, 법 집행도 내 맘대로, 말도 내 맘대로, 규정과 해석도 내 맘대로”라고 질타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IAEA는 이 보고서가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 투기를 권장하거나 승인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며 “단독 조사 결과의 신뢰성은 낮을 수밖에 없다”고 방류 반대 의사를 강력히 표했다.
민주당은 오염수 해양방류를 저지할 모든 방안을 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열린 긴급 의원총회 이후 규탄대회를 열고 IAEA 보고서를 “깡통보고서”라고 지칭한 손팻말을 들었다.
규탄대회 이후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은 해양방류를 막고 안전성 검증을 철저히 진행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먼저 ‘야4당 연대’를 강화하고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의원 모임을 발족하기로 했다”며 “이 모임을 주축으로 국제기구나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당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위해 전당적 비상 행동을 준비하고 실행하겠다”며 “단식 농성뿐 아니라 모든 의원이 참여할 수 있는 비상적 행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