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방미 일정을 마치자마자 충남 지역 수해현장을 방문해 피해 현장을 살폈다. 다만 수해로 큰 손해를 본 농가에 대한 보상 대책이 즉각 나오지 않아 농민들이 불만을 품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17일 오전 충남 청양 청남면 인양리의 농가를 방문했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최근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 상황을 김 대표에게 보고했다.
김 군수는 “일단 농작물은 물에 잠기면 다 폐기해야 한다”며 “농민의 손해가 심각하다. 보험이 되긴 하지만 자부담도 높고 보험 산정은 항상 ‘깎는 쪽’으로 하기 때문에 농민들은 불만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 당 차원에서 복구를 위한 봉사도 하고 지원에 필요한 모금 활동도 하려고 한다”고 했다.
피해를 입은 비닐하우스를 살피려던 김 대표는 입구에서 멈춰 섰다. 취재진도 소리를 내지르며 멈췄다. 뜨거운 열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던 것이다. 김 대표는 “사람이 들어가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하며 입구에서 김 군수가 말하는 비닐하우스 피해 상황을 전달받았다.
김 군수는 “주택 침수 140가구는 바로 응급 복구할 수 있다. 하지만 비닐하우스는 농작물에서 물이 다 빠져 마른 상황에서 (복구를) 해야 해서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또 “비닐이 남아 있는 건 쓸 수 있겠지만 비닐이 찢어진 곳은 다 거둬들여야 한다. 비용이 엄청나다”며 “부유물이 농경지에 다 흩어져 있는데 병충해와 수거 문제도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피해 상황을 둘러본 김 대표는 농가를 빠져나와 농민들을 만났다. 농민들은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김 대표의 얘기를 들었다.
김 대표는 “상세히 잘 설명을 들었고 시설 작물은 큰 피해가 있어 집계되는 대로 최대한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민들은 분노했다. 자리를 뜨려던 김 대표를 붙잡고 “여기까지 왔으면 선물이라도 주고 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마이크나 확성기 하나 준비 안 하고 이게 뭐냐”고 소리쳤다.
김 대표가 자리를 뜨자 일부 농민들은 계속해서 “다 나가라 그래라. 주민의 말을 한마디라도 들어야지, 이게 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주민은 이날 쿠키뉴스에 “우리 비닐하우스도 다 물에 잠겼다. 지금 와서 사진 찍고 가는 것밖에 더 하느냐”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충남 수해현장을 둘러보고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해 달라는 주민의 요구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