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최근 집중 호우로 발생한 수해 대응을 위한 수습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진정성이 없다’는 등 싸늘한 반응이 나온다.
김기현 대표는 18일 서울 종로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서울상황센터를 방문한 뒤 수해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과 피해 수습 등을 요청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어느 한 곳도 안전한 지역이 없다는 생각이 들 만큼 재난 안전에 대한 우리의 생각도, 판단의 기준도, 대비책도 달라져야 한다”며 “큰 물 피해가 생길 수 있는 곳이 없는지 다시 한 번 꼼꼼히 점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폭우로 인한 피해 방지 재검토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언급됐다. 김 대표는 전날에 이어 수해 대책 재검토 방안으로 ‘포스트 4대강’ 사업을 언급했다. 해당 사업은 지류·지천 정비사업을 뜻한다.
또 국민의힘은 앞서 문재인 정부 때 ‘수자원 관리 일원화’ 등의 이유로 관리 주무 부처를 국토교통부가 아닌 환경부로 일원화했던 것도 지적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전날 수해지역 방문 일정에서도 수자원 관리 업무를 국토교통부에 맡겨야 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중대본을 방문한 김 대표는 전날 충남 지역의 수해현장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주민의 요청이 많았던 ‘특별재난지역’ 선포 점검도 언급했으며 수해방지를 위해 당 차원의 노력을 하겠다고도 전했다.
17일 오후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가 발생한 충북 오송 현장을 방문한 김 대표는 주위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수해방지 대책이) 지금 환경부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차원에서 추진할 부분을 넘어서기에 중앙정부 차원에서 어떻게 접근할지 부처별 의견을 취합해 당정협의 등을 통해 필요한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당 차원의 후속 조치를 약속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날 오후에는 궁평2지하차도 폭우 침수사고 사망자 빈소가 차려진 충북 청주시 서원구 하나노인전문병원을 방문했다.
김 대표는 장례식장에서 나온 뒤 기자들에게 “유족에게 위로의 말씀과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렸다”며 “(지하차도 사고) 진상을 규명해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으면 지위와 신분을 막론하고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 한미동맹 70주년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귀국 당시 김 대표는 “전국적 비 피해를 보고 많은 분이 돌아가시는 등의 피해를 본 상황을 보면서 무거운 마음”이라고 심경을 표했다.
그는 귀국 직후 당을 ‘수해 복구 체제’로 전환한 뒤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18일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지금은 정치적 행보보다 민생 행보가 우선이라는, ‘비상상황’임을 염두에 둔 것 같다”며 “국민이 아파할 때 당이 나서 피해 복구에 힘쓰려는 선택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던 지난 15일 골프장을 찾아 논란이 일었다. 홍 시장은 해당 논란에 “주말에 골프를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느냐”고 반문해 공무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수해지역 주민도 국민의힘 지도부 방문을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지난 17일 김 대표가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농민들은 “사진만 찍고 가는 거냐”고 소리치며 피해 대책이 즉각 나오지 않는 것을 비판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그래서 (농민에게) 무슨 보상을 해주겠다는 거냐” “왜 막을 수 있었는데 막지 못했느냐”는 등 질타하는 게시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