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강민국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에서 금융감독원에 자료요청을 통해 받은 답변자료인 '국내 금융업권 임직원 횡령 사건 내역'을 살펴보면 지난 2017년부터 2023년 7월까지 금융업권에서 횡령을 한 임직원 수는 202명에 이들이 횡령한 금액만도 1816억590만원에 달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지난 2017년 45명(89억8870만원)⇨2018년 37명(56억6780만원)⇨2019년 27명(84억5870만원)⇨2020년 31명(20억8290만원)⇨2021년 20명(156억4860만원)⇨2022년 30명(826억8200만원)⇨2023년 7월까지 12명 580억7630만원으로 지난해부터 횡령금액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즉 지난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TF'를 운영(2022.8월)하고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2023.6월)했음에도 불구하고 횡령사고는 더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권별로 횡령한 임직원의 규모를 살펴보면 은행이 113명(56.0%)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보험 59명(29.2%), 증권 15명(7.4%), 저축은행 11명(5.5%), 카드 4명(2.0%) 순이다.
횡령한 금액 규모 역시 은행이 1509억8010만원(83.1%)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다음으로 저축은행 169억 2180만원(9.3%), 증권 86억9600만원(4.8%), 보험 47억4200만원(2.6%), 카드 2억6600만원(0.2%) 순이었다.
특히 은행(저축은행 포함) 임직원 횡령의 경우 최근 들어 전체 금융업권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부터 현재(2023.7월)까지 발생한 임직원 횡령은 총 42건인데 이 중 은행 임직원의 횡령 건수는 36건으로 약 85.7%이며, 횡령금액은 99.4%(은행 1399억2930만원/전체 1407억5830만원)에 달한다.
은행 중에서 횡령 직원이 가장 많은 은행은 하나은행(21명)이고, 횡령 규모가 가장 큰 은행은 우리은행으로 733억3110만원에 달했다.
이러한 천문학적 규모의 금융업권 임직원이 횡령한 은행 돈은 그 환수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 2017년-2023년 7월까지 발생한 1816억590만원 횡령액 중 환수된 금액은 224억6720만원으로 환수율이 12.4%밖에 되지 않았으며 특히 은행의 경우 환수율은 7.6%(환수금 114억9820만원/전체 1509억8010만원)에 불과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은행 임직원 횡령 사건의 원인에 대해 '은행 임직원의 준법의식 취약 및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은행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못한데 기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강민국 의원은 "1년 동안 금융 당국이 연달아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을 발표했음에도 오히려 횡령사고가 더 증가했다는 것은 동 대책들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강 의원은 "금융업권의 횡령을 이대로 내부통제 문제로만 인식한 채 셀프 준법경영 문화 정착에만 집중한다면 횡령은 만연할 수밖에 없기에 반드시 철저한 관리⋅감독과 CEO까지 책임을 묻는 강력한 제도개선 방안이 마련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주=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