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려져 있던 전국 의과대학별 정원 2000명 증원 배정 결과가 공개됐다. 비수도권 대학들에 약 80%의 정원이 배정됐다. 수도권 내에서도 경인 지역에만 배분이 이뤄지고 서울은 1명도 늘지 않았다. 지역 거점 국립대는 총 정원을 200명으로 늘렸다.
교육부는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2월22일부터 3월4일까지 대학별 증원 신청을 받고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관련 전문가로 구성한 ‘의과대학 학생 정원 배정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증원분 2000명에 대한 지역별·대학별 정원을 배분했다.
배정 결과, 비수도권에 약 80%의 정원을 우선 배정했다. 수도권 내에선 경인 지역에 집중 배정됐다. 증원 인원 총 2000명 중 18%에 해당하는 361명이 경인 지역에 신규로 배정됐으며, 비수도권 대학에는 82%에 해당하는 1639명이 신규로 배정됐다. 서울 소재 대학들(서울대·경희대·연세대·한양대·고려대·가톨릭대·중앙대·이화여대)은 365명 증원을 신청했지만 단 1명도 배정받지 못했다.
지역 거점 국립의대는 정원이 200명으로 늘어났다. 정원이 200명인 곳은 경북대, 경상국립대, 부산대, 전북대, 전남대, 충북대, 충남대 등 7곳이다. 지방권 의대 27개교의 총 정원은 2023명에서 3662명, 경인권 5개교는 209명에서 570명으로 각각 늘어난다. 권역별 비중은 서울 16%, 경인 11%, 지방 72%가 된다.
정원 50명 미만의 소규모 의대는 정원을 최소 100명 수준으로 늘렸다. 비수도권 의대도 지역의료 여건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역의 교육 환경과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정원 규모를 120명에서 150명 수준으로 확대했다. 100명 미만 중소 규모 의대(가톨릭대·중앙대·이화여대·차의과대·대구가톨릭대)는 5개교만 남는다. 이화여대의 경우 정원이 76명으로 국내에서 입학 정원이 가장 적은 의대가 됐다.
이번 증원을 통해 개별 의대의 한 학년당 의대생 수는 현재 평균 77명에서 127명으로 증가한다. 의대 총 정원은 3058명에서 5058명이 됐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배정위원회는 학교별 신청자료 등을 토대로 각 대학의 교육·실습 여건과 향후 계획의 충실성, 지역·필수의료에 대한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학교별 신청 규모를 상회하지 않는 선에서 증원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수도권 대학들은 늘어난 의대 정원을 지역인재전형을 적극 활용해 지역의 정주 여건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지역교육 생태계가 활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집단 사직을 예고한 전국 의대 교수들을 향해선 “교수님들은 의학교육과 필수의료를 책임지는 막중한 위치에 있다”며 “의료인의 도움을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는 환자 곁으로 스승으로서, 선배로서 후배 의료인이 돌아올 수 있도록 설득해주고, 제자들인 학생에게도 제 자리로 돌아와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를 이어가고 있는 의대생들에게도 “속히 제자리로 돌아와 학업을 지속해주길 바란다”며 “학생들이 수업에 복귀할 경우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학과 함께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