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수소연구단 유지행 박사팀은 차세대 수전해 기술인 ‘고체산화물 수전해전지(SOEC)’ 스택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SOEC 스택은 단일스택 기준 8㎾ 용량으로, 하루에 수소 5.7㎏을 생산할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저탄소 수소의 연간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30배 이상 증가한 3,800만 톤으로 추산된다. 이 중 수전해로 생산한 수소는 2,700만 톤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타 기술 대비 적은 양의 전기로 대량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SOEC가 미래 수전해 분야와 탄소중립을 선도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SOEC는 고온의 수증기를 전기분해하기 때문에 저온 수전해보다 전력 소모가 25%나 적은 장점이 있다. 때문에 유럽을 필두로 SOEC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스택 용량을 ㎿급으로 확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하는 기술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에너지연 연구팀은 스택을 구성하는 금속분리판을 일정 패턴으로 찍어내고 각각의 셀을 견고하게 밀봉하는 기술을 적용,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하는 국산 스택을 개발했다.
SOEC 스택은 세라믹셀, 분리판, 밀봉재 등을 층층이 쌓아 올린 구조를 갖고 있어 스택 용량을 늘리면 수소 생산량도 늘어나지만, 부품도 함께 늘기 때문에 제조단가도 올라간다. 또 수소 생산효율을 보장하려면 각 셀이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는 안정적인 작동이 중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분리판 제조기술을 개선해 단가를 낮추면서 제작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을 적용했다.
특히 분리판 상하면에 수소와 산소가 섞이지 않고 흐를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한데, 기존 기술은 기계적·화학적으로 깎아서 만드는 방식으로 하루 100개 제작이 최대였다.
연구팀은 여기에 요철구조 돌기를 배열하고 프레스로 찍어내는 공법을 적용, 하루 1,000개 이상 제작이 가능토록 해 제조단가와 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또 스택에 공급된 전력이 손실 없이 사용되도록 셀, 분리판과 접촉면적을 최대화 해 각 셀이 균일하고 극대화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적층된 부품을 견고하게 밀봉하는 브레이징 접합기술까지 적용해 유리밀봉재 사용을 기존의 절반으로 줄임으로써 충격이나 급격한 온도변화에도 수소 누설을 최소화할 수 있어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했다.
이렇게 개발한 기술로 제작한 8㎾ 단일스택은 2,500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 하루에 수소 5.7㎏을 생산, 국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수소기술의 자립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양산성과 신뢰성을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에너지연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삼성전기와 범한퓨얼셀에 이전, 기업과 협력연구로 국산 상용화를 앞당길 계획이다.
유 박사는 “국내 대부분 SOEC 관련 기업이 해외 기술을 도입하는 상황에서 국산 소재와 부품을 활용한 고효율의 스택을 개발함으로써 기술자립성과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이를 통해 수소경제사회로의 전환과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