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산시장이 팔 걷고 문화재단 신임대표 감싸나?

왜 아산시장이 팔 걷고 문화재단 신임대표 감싸나?

공모결과 책임은 서류심사·면접한 임원추천위에
시장은 임용 결정만···“되레 개입의혹 부를 일”
“논문표절은 평가기준 아닌 공직자 정직성 잣대”

기사승인 2024-07-01 05:56:16
박경귀 아산시장이 지난달 28일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유성녀 신임 아산문화재단 대표의 학력·경력 논란 ‘방어’에 나섰다. 이 같은 행보가 시장이 재단 대표 선임 절차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괜한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 시장은 같은 날 시의회서 제기된 유 신임대표의 허위 학력 논란에 대해 “유럽 예술학교 학제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문제될 것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실기 중심으로 운영되는 유럽 음대는 석사 과정 다음에 ‘최고연주자과정’을 두고 박사 과정을 따로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많은 대학에서 교수·강사를 채용할 때 최고연주자과정을 박사 과정에 준해 인정하고 있다”는 자세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이 같은 박 시장의 신임 재단 대표 ‘감싸기’에 대해 지역 문화계 시각은 곱지 않다. 한 지역 예술인은 “이는 시장의 공모 과정 개입 의심을 살 수 있는 부분”이라며 “관련 해명은 유 대표 본인이거나 재단 측(임원추천위원회)이 하는 것이 옳다”고 꼬집었다. 신임 대표는 별도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가 서류심사·면접을 거쳐 최종후보자를 뽑으면, 시장(재단 이사장)이 임용 결정을 한다. 시장은 최종 결정권자일 뿐이지 후보자 자격 심사는 추천위원회 몫이다.

박경귀 아산시장(오른쪽)이 지난달 28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유성녀 신임 아산문화재단 대표에 대한 의혹을 해명했다. 아산시

박 시장은 유 대표의 논문 표절 의혹까지 두둔하고 나섰다. 그는 “실제 논문 표절이 있었다 하더라도 실기가 중요한 예술가에게 논문은 중요한 평가 잣대가 아니다”면서 “이번 문화재단 대표선임 과정에서 논문은 평가 대상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런 박 시장 시각에 대해 즉각적인 반론이 나왔다. “정부 장관·기관장 선임 때 논문 표절이 문제가 되는 건 공직자로서의 정직성 때문이지 선임 평가기준이어서가 아니다”는 것이다.

당초 김미성 시의원이 정례회 본회의에서 제기한 신임 재단대표 관련 의혹은 ▲경력 부풀리기 ▲석사논문 표절 ▲박사학력 허위기재 등 세 가지였다.

김 의원은 “신임대표 이력서 경력란에 뮤지컬 창업의 ‘음악감독’ 역임을 했다고 기재돼 있지만, 해당 뮤지컬 티켓 사이트에 기재된 경력은 ‘보컬코치’였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국민대 석사 논문을 표절률 검증사이트를 통해 살펴보니 표절률이 최소 46%에서 최대 50%에 달했다”면서, 박사 학위와 관련해선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국립음악원에 문의한 결과 해당 학교는 박사학위 코스가 아예 없다”고 밝혔다.

김미성 시의원이 지난달 28일 정례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신임 아산문화재단 대표의 학력·경력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아산시의희

아산=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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