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의 자회사인 보험대리점(GA)이 모회사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한화생명‧미래에셋생명‧KB라이프생명의 자회사인 GA들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한 전체 보험액 6~80%는 모회사 상품이었다. 판매한 생명보험액과 비교하면 모회사 상품이 8~90%에 육박했다.
초회보험료를 기준으로,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달까지 판매한 전체 보험 중 62.8%가 한화생명 상품이었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판매한 전체 보험액 83.7%가 미래에셋생명 상품, KB라이프파트너스는 전체 보험액 80.2%가 KB라이프생명상품이었다.
생명보험 초회보험료만 떼어보면 모회사 상품 비율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생명보험 판매액 96.8%,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98%, KB라이프파트너스는 80%에 달했다.
보험 건수로 보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같은 기간 판매한 전체 보험 67.9%, 생명보험 97.6%가 한화생명 상품이었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판매한 보험 건수 39.8%, 생명보험 건수 88.4%, KB라이프파트너스는 판매한 보험 건수 38.5%, 생명보험 건수 40.7%가 모회사 상품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공정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느냐는 점이다. 특히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서 생명보험 상품에 가입한 고객 99%는 한화생명 상품에 가입한 상황. 금융위원회가 고시한 보험업법감독규정을 보면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은 고객에게 서로 다른 보험사의 상품 3개 이상을 비교해 설명해야 한다. 이런 장치에도 지나친 쏠림 현상이 나타나자 김병기 의원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한화생명 상품을 우대 영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온라인 가입자에게는 비교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다, 비교 설명을 충분히 했다면 몰아주기 현상을 처벌할 규정은 마땅치 않다. 보험업법 시행령을 보면 자산총액 2조 이상인 보험대리점의 1개 보험사 상품 모집액은 매년 신규 모집 총액의 33%를 초과할 수 없다. 하지만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은 1조7000억원으로 해당사항이 없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1259억원)‧KB라이프파트너스(1265억원)도 마찬가지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3년 전 국정감사에서도 한화생명 상품만 팔았다는 이유로 시정 요청을 받았다. 지난 2022년 6월 금융위원회가 작성한 ‘2021년도 국정감사결과 처리결과보고서’를 보면 금융위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현재 3개 이상 상품비교와 설명의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