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과자 코너를 둘러보다 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새우깡과 바나나킥 같은 봉지 스낵은 넘쳐나지만 초코파이나 마가렛트 같은 파이·비스킷은 없다. 빼빼로처럼 초콜릿을 입힌 과자도 찾아보기 어렵다. ‘농심에도 하나쯤 있겠지’ 싶은데 정말 없다.
안 만드는 걸까, 못 만드는 걸까.
농심 과자를 하나씩 떠올려 보자. 새우깡, 자갈치, 양파링, 꿀꽈배기, 먹태깡…. 대부분 기름에 튀기거나 높은 압력으로 부풀려 만드는 스낵이다. 농심이 파이와 비스킷보다 스낵에 집중해 왔다는 공통점이 보인다.
실적에서도 농심의 스낵 경쟁력이 드러난다. 닐슨 데이터 기준 지난해 국내 스낵 시장에서 농심의 점유율은 32.1%였다. 국내에서 팔리는 스낵 세 봉지 가운데 한 봉지 정도가 농심 제품인 셈이다.
농심 제품군이 봉지 스낵에 집중된 배경에는 제조 방식의 차이가 있다. 우리가 흔히 ‘과자’라고 한데 묶어 부르지만 만드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농심이 주력해 온 스낵은 기름에 튀기거나 원료를 압력으로 부풀려 만든다. 반면 비스킷은 반죽을 오븐에 굽고, 파이는 구운 과자에 초콜릿이나 마시멜로, 크림 등을 더하는 공정이 필요하다.

파이와 비스킷은 사정이 다르다. 제품을 만들려면 오븐 설비를 갖추고 버터와 초콜릿, 크림 등 새로운 원료에 맞춰 보관과 품질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설비 세척과 인력 운영 방식도 기존 스낵 생산체계와 달라진다. 단순히 생산라인에 기계 몇 대를 더 놓는 수준이 아니라, 별도의 제조 기반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셈이다.
농심은 현재 파이·비스킷 관련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대신 기존 제조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스낵 사업을 계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은 라면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성장한 회사로, 라면과 스낵은 생산라인은 다르지만 기름을 활용한 제조 기술과 운영 노하우 측면에서 시너지가 있다”며 “반면 비스킷과 파이는 제조 공정과 생산 체계가 달라 현재 관련 사업 진출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농심의 올해 1분기 스낵 사업 매출은 102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2.7%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는 전체 매출 3조5143억원 가운데 라면 매출이 2조9910억원으로 85.1%, 스낵 매출이 4875억원으로 13.9%였다.
라면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농심은 스낵을 또 하나의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 5월 신라면 출시 40주년 행사에서 공개한 ‘비전 2030’에서도 라면과 스낵을 양대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농심은 두 사업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매출 7조3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결국 농심은 파이와 비스킷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기보다, 오랫동안 제조 경쟁력을 쌓아 온 스낵 사업을 강화하는 길을 택했다. 당분간 과자 코너에서 농심 로고가 붙은 초코파이나 마가렛트를 만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 넥스트 먹태깡과 바나나킥을 노리는 새로운 봉지 스낵이 등장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