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2일 (3)
황희 ‘버스하우스’ 사과에도 후폭풍…고액 자녀 학비까지 재점화

황희 ‘버스하우스’ 사과에도 후폭풍…고액 자녀 학비까지 재점화

5년 전 연 4200만원 학비 논란 다시 도마
박원석 “내 자녀라면 수용 가능한지 생각해야”
민주당 내부서도 “민심 악화…자중자애해야”

승인 2026-08-11 16: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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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3선·서울 양천갑)의 ‘버스 하우스’ 제안이 사과 이후에도 후폭풍을 낳고 있다. 폐버스를 청년들의 단기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구상을 두고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불거진 자녀의 연간 4200만원대 외국인학교 학비 논란까지 다시 소환됐다.

황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폐기되는 버스를 리모델링해 대학가 청년들의 단기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는 ‘버스 하우스’를 제안했다. 버스 1대 개조에 약 5000만원이 든다고 가정하면 5000억원으로 1만대 규모의 주거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러나 제안 직후 청년층을 중심으로 “청년을 난민 취급한다”, “의원 본인부터 살라”는 등 비판이 쏟아졌다. 집값·전월세 상승으로 주거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정상적인 주택 대신 폐버스를 개조한 공간을 주거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권에서는 황 의원과 가족부터 버스 하우스에 거주해보라는 공세까지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황 의원 개인의 제안이라며 거리를 뒀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황 의원의 페이스북 글은 당 입장과 전혀 관련 없는 의원 개인의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제안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황 의원은 관련 게시물을 삭제한 뒤 10일 “청년들이 현장에서 직면한 주거 문제의 엄중함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그는 “정부 주도 주택공급의 시차를 보완하고 저소득층 청년들의 극심한 임시주거비 부담을 단기적으로 덜어보자는 고민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였다”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사과 이후에도 논란은 정책 실현 가능성을 넘어 정치인의 ‘정책 눈높이’ 문제로 번지고 있다. 2021년 황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당시 불거졌던 자녀의 외국인학교 재학 문제가 다시 거론되면서다.

당시 인사청문 과정에서 황 의원의 딸이 서울 소재 외국인학교에 재학 중이며 연간 학비가 약 4200만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황 의원 측은 당시 딸이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는 취지로 외국인학교 진학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폐버스 논란을 계기로 정치권에서는 당시 고액 학비 문제와 청년 주거 정책에 대한 황 의원의 인식을 대비하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청년 정책을 얘기할 때는 ‘내 자녀라면 그 정책이 수용 가능한가’라는 측면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황 의원 자녀의 외국인학교 학비 논란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가 단순한 정책 아이디어 이상의 파장을 낳은 배경에는 청년층이 정치권을 바라보며 느끼는 위선과 이중성에 대한 반감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런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켰다는 측면에서 황 의원의 발언이 실제 이상으로 더 큰 논란을 빚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야권도 과거 학비 논란을 고리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성열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정작 황희 자신의 자녀는 1년에 학비만 4200만원인 외국인학교를 보낸다”며 “당신 자녀분이나 버스 하우스에 가서 살라고 하라”고 비판했다.

연간 수천만원의 교육비를 감당했던 정치인이 주거비 부담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폐버스를 활용한 임시 거처를 제안했다는 점에서 정치권과 청년들이 체감하는 현실 사이의 간극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번 논란이 민심에 미칠 영향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최근 집값과 전월세 문제 등 부동산 민심이 민감한 상황에서 여당 의원들의 발언 하나하나가 정부·여당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11일 SBS라디오에서 “민심 악화에 굉장히 큰 영향을 줘 저희들부터 자중자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이 공개적으로 이번 사태가 민심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인정하고 내부 자성을 주문한 것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청년 주거 문제는 단순히 공간 하나를 마련해주는 차원이 아니라 자산 격차와 주거 불안,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문제”라며 “정책을 내놓는 사람의 의도가 아무리 좋더라도 당사자들이 처한 현실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박탈감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정치권도 청년 정책을 어떤 눈높이에서 설계하고 메시지를 내야 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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