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유럽지도 바뀌나

경제난에… 유럽지도 바뀌나

기사승인 2012-11-25 23:23:01
[쿠키 지구촌] “스페인 내전 때 카탈루냐의 참호를 지켰던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이 슬퍼할 것”이라고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스페인 카탈루냐주의 조기 총선을 비판했다.

카탈루냐는 25일(현지시간) 집권 카탈루냐 통합당(CIU)이 ‘독립을 위한 비공식 주민투표’라고 부른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 CIU의 아르투스 마스 주지사는 재집권에 성공하는 대로 중앙정부에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요청할 계획이다. 지난 9월 카탈루냐 전역에서 벌어진 독립 요구 시위에는 150만명이 참여했다. CIU와 좌파정당 등을 합쳐 독립파가 지방의회의 3분의 2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세기 전 프랑코 독재정권에 맞서 카탈루냐를 위해 조지 오웰과 헤밍웨이, 피카소 등 많은 예술인들이 희생했지만 카탈로냐는 스페인 국민을 위한 희생을 반대하고 있다. 카탈루냐는 스페인에서도 가장 부유한 지역인데, 다른 지역을 위해 연간 164억 유로(약 23조원) 이상을 지출하는 것이 아까워 차라리 독립하자는 것이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국민투표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카탈루냐는 부채 비율이 높아 독립해도 경제가 쉽게 굴러가지 않을 것”이라며 “스페인 안에 머물면서 연방제나 폭넓은 자치권 획득을 요구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도 카탈루냐를 주목하고 있다. 유럽 내에서 독립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스코틀랜드는 이미 2014년에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중앙정부와 합의한 상태다.지방의회는 독립파인 스코틀랜드 민족당이 장악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이탈리아와 독일 벨기에에서도 경제난 때문에 부유한 지역과 가난한 지역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벨기에의 프랑스어 사용 지역인 플랑드르, 매년 40억 유로의 교부금을 동독을 위해 내놓는 독일의 바바리아, 베니스를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 북부의 공업지역 베네토·롬바르디아·남티롤도 카탈루냐와 비슷한 불만을 갖고 있다. 경제위기가 60여년 동안 변하지 않았던 유럽의 지도까지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김철오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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