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CJ그룹 손경식 회장에게 영화·방송사업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으며 이에 따라 손 회장이 ‘국제시장’, ‘인천상륙작전’ 등의 영화를 잇달아 제작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러한 내용과 관련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에 따르면 2014년 11월 27일 삼청동 안가에서 박 대통령과 손 회장이 독대로 개별 면담을 진행했으며 박 대통령이 CJ그룹의 방송과 영화사업의 ‘좌편향’에 대해 지적했다고 진술했다.
이보다 앞선 2013년 7월 당시 조원동 경제수석이 이미경 CJ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는 사실도 검찰 조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손 회장은 박 대통령의 지적에 “앞으로 방향이 바뀌게 될 것”이라면서 “국익을 위한 영화도 만들고 있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CJ그룹은 명량에 이어 ‘국제시장’, ‘인천상륙작전’과 같은 영화를 연이어 선보였으며 한류문화복합단지인 K-컬쳐밸리 사업 투자도 본격화했다.
박 대통령은 독대 두달 후인 2015년 1월경 국제시장을 관람했으며 2월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문화창조융합벨트 출범식에서는 ‘문화콘첸츠 사업은 21세기 연금술’이라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해당 내용은 물론 현 정부에서 문화예술인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운영한 것과 CJ그룹을 압박한 행위가 문화예술계를 길들여 우호적인 정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CJ 측은 해당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CJ그룹 관계자는 “‘명량’은 박근혜 대통령 출범 전 이미 투자를 마친 작품이며 ‘국제시장’도 이미 2009년 기획을 시작해 2013년 투자를 마쳤다”면서 “제기된 의혹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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