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고농도 미세먼지로 뿌옇게 하늘이 뒤덮여 있어 호흡기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시민들은 “언제쯤 미세먼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고 호소하고 있다. 겨울철 난방기구의 잦은 사용과 중국발 스모그 등의 영향으로 독성이 강해진 미세먼지로 인해 국민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뚜렷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보다 작고, 2.5㎛보다 큰 입자로, 주로 도로변이나 산업단지 등에서 발생한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 이하로 담배 연기나 연료의 연소시에 생성된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오염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미세먼지 저감정책들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미세먼지 환경기준을 지나치게 완화된 수준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PM2.5)에 대한 환경기준은 연 평균25㎍/㎥ 이하, 일 평균 50㎍/㎥ 이하다. 이는 WHO 권고기준인 연 평균10㎍/㎥ 이하, 일 평균 25㎍/㎥ 이하 보다 2배 정도 완화된 수준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은 환경정책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를 통해 미세먼지 등에 관한 환경기준을 WHO 정한 국제적 기준에 맞추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내 미세먼지 오염의 약 50%가 중국발이며 나머지는 국내 자체 오염물질 때문이다. 대기오염 개선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오는 2024년에는 국내에서 사망자가 약 2∼3만 여명이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도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매년 약 100여만 명이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베이징시 등도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률 증가도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실제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푸단대 등의 공동 연구진은 중국 내 272개 도시에서 대규모 조사를 벌인 결과, 미세먼지의 농도 증가와 사망률 사이의 연계성을 찾을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사망률이 0.22%씩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0.29%,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인한 사망률은 0.38%씩 증가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서 각종 호흡기 질환 뿐 아니라 폐암 발생 비율도 증가세다. 전문가들은 “흡연보다 무서운 것이 ‘대기오염’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가 폐나 호흡기 등 인체 깊숙이 침투하면 기관지염이나 천식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하고 나아가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폐암 등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뇌졸중 위험 뿐 아니라 치매나 각종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김석찬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WHO 뿐 아니라 유럽 등의 각종 연구결과에서도 초미세먼지가 폐암 뿐 아니라 각종 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연구가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다”며 “미세먼지가 증가하면 천식이나 기관지염,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앓는 호흡기질환 환자들이 급성 악화로 응급실에 내원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나아가 65세 이상 환자들에서는 미세먼지 등으로 호흡기가 악화돼 사망하는 비율도 늘고 있어 건강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당부했다.
그렇다면 미세먼지가 발생할 시에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최근 환경부와 각 지자체에서도 미세먼지 대응 매뉴얼을 발표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시간대에는 가급적 환기를 자제하고, 실내 공기질을 높이기 위해 물청소 등을 하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과 얼굴, 발 등을 깨끗이 씻고 물을 충분히 마셔 노폐물을 배출시켜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끼고 외출하는 것이 좋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은 호흡기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호흡기를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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