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만성콩팥병 환자가 복부비만이 있을 경우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건강한 사람이 비만일 경우에 만성콩팥병 위험도가 올라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한신장학회는 제 12회 ‘세계 콩팥의 날(3월9일)’을 맞아 만성콩팥병의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만성콩팥병 환자 및 일반인 1300명을 대상으로 한 질환인식 및 질병부담 서베이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세계 콩팥의 날 주제는 ‘콩팥병과 비만’이다. 만성콩팥병은 당뇨, 고혈압, 비만 등의 만성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증가하면서, 만성콩팥병 유병률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최근 세계신장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만성콩팥병의 발생 위험을 정상 체중 대비 36%나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복부비만이 만성콩팥병 환자의 사망위험도를 높이는 주요 인자임이 확인됐다. 미국의 5800명의 만성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허리둘레가 남자 48인치, 여자 42.5인치 이상인 환자에서의 사망위험도는 정상범위 환자(남자37인치, 여성 31.5인치) 대비 약 109% 높아졌다.
조상경 고대안암병원 신장내과(대한신장학회 홍보이사)는 “비만은 흔히 동반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에 의해 만성콩팥병의 발생 및 진행에 영향을 미치며 그 외에도 비만으로 인한 교감신경계 및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의 활성화, 인슐린 저항성, 염증 반응 등 다양한 기전으로 신장의 구조적 변화 및 기능의 감소를 유발한다. 때문에 비만인 사람들에게 만성콩팥병 발병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비만한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 외에 좋은 습관 유지를 통해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성콩팥병은 간단한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지만, 국민들의 질환 인지도가 낮고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통계(2010~2014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만성콩팥병 환자는 66.9% 급증해, 약 16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의 질병 부담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2015년 기준 만성콩팥병의 진료비는 1조5671억 원에 달했다.
이 뿐만 아니다. 별다른 질병을 갖고 있지 않은 건강한 비만인 경우에도 만성콩팥병의 위험에서 안심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 혈압, 중성지방, 고밀도 콜레스테롤, 인슐린 저항성 지표가 모두 정상인 건강검진 수검자 약 6만20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건강한 비만 그룹에서는 정상체중 보다 1000명당 6.7명의 만성콩팥병 환자가 더 발생했고, 과체중 그룹에서는 1000명당 3.5명이 더 발생했다.
한편, 대한신장학회가 진행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일반인의 만성콩팥병에 대한 질환 인지도 및 검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 10명 중 3명은 만성콩팥병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으며, 100명 중 4명 만이 만성콩팥병 검진을 받아봤다고 응답했다.
김용수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대한신장학회 이사장)은 “콩팥은 한 번 나빠지면 원 상태로의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며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면 치료법도 투석 혹은 이식밖에 없어, 나빠지기 전 조기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설문 조사 결과를 통해 국민들이 콩팥병에 대해 더 잘 알고 정기적으로 검진 받을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치료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대한신장학회는 대국민 교육 홍보에 더욱 힘쓰겠다”며 “정부와 협력하여 만성콩팥병의 검진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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