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최근 건설사들이 수도권 재건축 시장에서 기존에 있던 아파트 브랜드 대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새우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과도한 프리미엄 경쟁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중소건설사까지 투입돼 과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위해 건설사들은 브랜드 고급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림산업의 '아크로', 대우건설의 '써밋',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등은 이미 프리미엄 단지를 선보였다. 롯데건설도 뒤늦게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해 합류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26일 현대건설과 GS건설을 따돌리고 올해 상반기 최대 재건축·재개발 단지로 꼽히는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고급 단지에만 적용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써밋'을 접목시킨다는 계획이 조합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반포 써밋에 적용한 수입산 주방가구, 입면분할 이중창호 등을 도입하는 프리미엄 전략도 주효했다. 대우건설이 제시한 과천1단지의 3.3㎡당 분양가는 3313만원에 달한다.
롯데건설은 지난 12일 강남구 대치2구역의 재건축 시공사 선정됐다. 이와 맞물려 기존 아파트 브랜드인 '롯데캐슬'과 별도로 강남권·고급 단지에 적용할 신규 프리미엄 브랜드를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이 대치2지구 수주 과정에서 건물과 건물을 잇는 스카이브리지 설계와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롯데건설의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로 '시그니처 캐슬'이 거론되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서는 초호화 레지던스 '시그니엘'과 현 공동주택 브랜드인 롯데캐슬을 융합한 명칭이다. 새로운 명칭이 적용되는 첫 단지는 서울 강남구 대치2지구 재건축 사업장이 유력하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기존의 아파트 브랜드보다 고급 프리미엄 브랜드 앞세워 재건축 시장에 나서는 이유는 재건축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건축 조합의 경우 타 아파트와 비교되는 고급 아파트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조합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프리미엄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가 분양가 인상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눈에 띌 만한 상품 차별화가 쉽지 않은 아파트시장에서 새 브랜드를 출시해 분양가 인상의 명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림산업은 지난 2013년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를 선보이면서 당시 최고 분양가인 3.3㎡당 4130만원에 책정됐으며 현대건설의 '디 에이치 아너힐스'는 3.3㎡ 당 평균 4137만원이라는 높은 분양가에 분양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라고 하지만 가격만 비싸지 기존 아파트와 큰 차이점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여기에 화려한 외관과 값비싼 인테리어, 고급 커뮤니티시설를 적용한다는 명목으로 분양가만 대폭 인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