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송금종 기자] 지난달 포항에서 새마을금고 여직원이 이사장의 추행에 시달리다 퇴직한 사건이 있었다. 화가 난 대구·경북 15개 여성단체는 이에 반발하며 이사장의 사과와 퇴진, 그리고 중앙회 차원의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사장은 성추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온갖 비리로 얼룩져 있다. 성희롱 사건 말고도 횡령, 배임 등 금융사기 사례도 많다.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직원 자금횡령이 총 39건 발생했고, 피해규모는 모두 합해 340억 원에 달한다. 새마을금고는 이 일로 ‘직원금고’라는 오명을 썼다.
그러나 이것은 새마을금고만의 문제는 아니다. 주목해야 하는 건 전체 상호금융기관이다. 새마을금고, 농협, 신협은 이 같은 비리들로 감독 당국 제재사유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오죽 했으면 ‘비리온상’이라는 낙인이 찍혔을까 싶다. 직장 내 성희롱은 우습게 보일 정도다.
이쯤 되면 상호금융기관 비리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유가 뭘까. 지역조합의 경우 개별 법인이기 때문에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비리에 항시 노출돼 있다. 또 이런 일들이 외부에 알려지면 피해가 크기 때문에 내부에서 감추려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새마을금고 직원이 여직원 치마 속을 몰래 찍다 들킨 사건이 있었다. 피해 직원은 가해 직원 징계를 요구했지만 돌아온 건 입막음과 직장 내 따돌림이었다.
관련해 중앙회는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태 심각성이 부각되자 전문 강사를 초빙하는 등 성희롱 예방에 신경 쓰는 분위기다. 이들은 또 조합수가 많기 때문에 이런 사건이 자주 나올 수밖에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당신의 좋은 날, 함께 또 같이’ 새마을금고 슬로건이다. 새마을금고는 서민들의 좋은 날을 함께 이끌어 간다는 메시지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새마을금고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면서 대표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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