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文 정부 일자리 재원…민영화 등 공적자금 회수도 고려해야

[기자수첩] 文 정부 일자리 재원…민영화 등 공적자금 회수도 고려해야

기사승인 2017-06-30 05:00:00

[쿠키뉴스=김태구 기자]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복지를 위한 재원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복지, 일자리 창출 등 공약이행을 위한 소요재원은 연간 40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81만 일자리 예산은 매년 4조~5조원씩 5년간 약 20조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11조2000억원을 국회에 요청한 상태다. 결국 세금을 더 투입하겠다는 의미다.

추가되는 세금과 관련, 문재인 정부는 증세가 아닌 잘못 집행됐던 지출을 줄여 확보하려 하고 있다. 더 걷고 덜 걷는 문제가 아니라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재정 실패를 묻는 차원이다. 이에 따라 신정부는 자원외교(35조), 방산비리(40조), 4대강(80조) 예산 등 잘못된 지출을 줄이는 재정개혁을 통해 일자리 및 복지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공적자금 회수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공적자금은 IMF구제금융 당시 쓰러져 가던 금융사와 기업 등을 정상화하기 위해 투입됐던 자금이다. 조성 및 집행된 지 20년이 흘렀다. 정부는 이런저런 이유로 약 51조5000억원을 여전히 회수하지 못했다. 51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회수해 국고로 환수시킨다면 그만큼 정부 재정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당장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을 예금보험공사 지분 매각을 통해 완전 민영화하면 약 2조6000억원의 재원이 국고로 확보된다. 추경과 같은 국회 동의 없이도 정책당국(금융위원회)의 결단만으로 일자리 확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공적자금 회수라는 재원 확보 카드에 대해선 논의나 검토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여당 내에서는 공적자금 자금 회수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해당 기업의 근로조건이 악화되거나 민영화에 따른 구조조정 등을 우려해서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한화생명이나 우리은행 등에 대한 민영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정부지분을 인수하려는 기업에 근로자의 근로조건, 신분보장 등에 대해 정부가 양보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는 현 정부에겐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자리 창출, 노동권리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 정부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다만 시장에 정부가 관여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예컨대 산업은행을 통해 공적자금을 투입됐던 수많은 기업에는 지난 10년간 정부기관 혹은 정치권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판을 쳤다. 또한 관련 기업들은 비리와 방만 경영으로 수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대우조선도 공적자금 회수를 미루다가 결국 수조원에 달하는 국민의 혈세만 더 들어가고 있다. 반면 지난해 정부 지분을 약 20%로 낮췄던 우리은행은 직원들이 활기가 넘치고 올해 사상최고치의 실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를 볼 때 일자리 재원 확보를 위해 국회와 추경을 논의하기 전, 공적자금 회수와 같은 정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생각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공적자금 회수를 통해 일자리 창출 재원을 마련뿐만 자율 경쟁과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면, 문재인 정부는 재정안정성과 경기부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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