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올 하반기부터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블라인드 채용’이 전면 시행된다. 면접과 학력, 출신지, 외모 등 편견이 개입될 수 있는 항목을 제외하고 평등한 조건에서 인력을 충원하겠다는 취지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계에서는 이미 블라인드 채용에 앞서 유사한 ‘열린 채용’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적합한 인재를 뽑는 ‘Right People’ 선발방식을 시행하고 있다. 서류전형에서 자기소개서 비중을 높이고 면접에서는 직군별 필요역량과 직무적합성을 다각도로 검증하는 방식이다.
롯데그룹도 ‘스팩 태클 오디션’ 제도를 통해 직무능력만으로 평가해 인원을 선별하고 있다.
포스코 역시 학력과 학점, 자격증 등을 배제한 블라인드 면접을 시행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4차 산업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 융합적 인재창출 측면에서 열린 채용이 적합하다는 평이다.
실제로 올해 구글의 채용 조건을 보면 대화능력과 정직·성실성, 대인관계, 동기·주도적, 윤리, 팀워크 등에 조직 내에서 커뮤니케이션과 팀워크 등을 활성화할 수 있는 ‘소프트 스킬’을 중점적으로 검증했다.
반면 전문지식과 학점 등 스펙을 의미하는 ‘하드 스킬’은 학점 단 한 항목에 불과했다.
직무능력과 실력만으로 검증하는 블라인드채용에 대해 구직자와 기업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336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 조사한 결과 77.4%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스펙에 의한 선입견 배제’가 58.1%로 가장 높았으며 ‘실무에 필요한 역량에 집중할 수 있다’가 53.1%로 뒤를 이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기업 인사담당자 41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81%가 블라인드 채용 도입을 찬성했다.
이미 블라인드 채용을 시행하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블라인드 채용을 실무자 면접에 활용한다’는 응답이 33.3%, 서류전형에 활용한다는 답변이 25.6%, 서류·면접 모두 활용한다는 응답이 10.3%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 하반기 332개 공공기관 적용에 앞서 SH공사, 부산교통공사 등 채용규모가 큰 지방 공기업에 우선적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다.
특히 ‘직무와 무관한 요인에 의한 차별 방지와 공정사회 구현’이라는 시행취지에 맞게 향후 제도적·행정적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능력중심채용의 장점을 수용해 미비점을 보완하고 채용기준, 직무분석 등 제도적 연계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블라인드 채용 정착을 위해 입사지원서, 자기소개서, 직무기술서 등 채용서류의 블라인드 표준화 모델을 개발하고 산업분야별 블라인드 채용모델 적용방안 논의도 추진한다.
다만 특수경비직, 연구직과 지역인재 등 직무 특성상 관련 스펙이 필요한 경우 해당 직무의 상세내용과 평가기준을 정해 사전공지한 뒤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