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31일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10명이 싸운 이란에 졸전 끝에 0대0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초반부터 잔디가 들려 선수들이 휘청거렸다. 패스가 ‘잔디 벽’에 막혀 속도가 줄고, 어떨 때는 선수가 잔디에 걸려 넘어지기까지 했다.
신태용 감독은 20세 이하(U-20) 월드컵 때부터 간결한 패스 위주의 공격축구를 선호했다. 그런 전술을 펼치기엔 잔디 상태가 최악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홈팀 선수들이 홈 경기장 잔디상태에 불만을 제기했다. 논두렁처럼 변한 잔디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는 거다.
경기 후 손흥민은 “솔직히 화가 난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를 잘하기를 바라는 건 욕심이다. 홈인데도 이런 잔디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굉장히 아쉽게 느껴진다”면서 잔디 상태에 대해 분노를 드러냈다.
신태용 감독 역시 “잔디가 조금이라도 좋은 상태에서 경기를 했다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신경을 많이 써준걸 알지만 아쉽다”고 지적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논란은 오늘내일 일이 아니다. 과거 주장 완장을 찼던 기성용 역시 “대표팀 경기장으로 볼 수 없다. 시합을 할 수 없는 수준이다”면서 강도 높게 비판을 한 적이 있다.
서울시설공단은 이번 경기를 위해 7000만원을 들여 잔디를 가꿨다고 했다. 전체 면적의 4분의 1 가까운 잔디가 교체되고 온도 유지를 위해 대형 송풍기 8대가 24시간 가동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잔디 상태는 최악에 가까웠다. 제대로 뿌리박지 못한 잔디가 경기 중 심심찮게 튀어나왔고, 잔디 복구 요원 수십 명이 하프타임에 투입되는 불상사까지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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