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빅매치…롯데 vs 신세계 자존심 싸움

고양 빅매치…롯데 vs 신세계 자존심 싸움

기사승인 2017-10-18 05:00:00

롯데와 신세계가 고양에서 각각 대표 리빙 브랜드와 손잡고 자존심 싸움에 나섰다. 롯데와 신세계 매장 사이 간격은 3.5km에 불과해 정면 대결이 불가피하다.  

롯데아울렛 고양점은 오는 19일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와 같은 건물에 입점해 그랜드 오픈한다고 밝혔다. 롯데아울렛은 1층에 리빙브랜드와 식품, 휴게시설 등을 강화한 라이프스타일 아울렛을 내세웠다. 기존에 패션을 중심으로 했던 아울렛들과는 사뭇 다른 것이 특징이다. 

롯데아울렛은 지상 1층과 지하 1층(1만6628)만을, 이케아는 2~4층(5만2199)을 쓰면서 양사는 총 6만8827의 공간을 확보했다. 아울렛의 크기만 보면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롯데아울렛은 이케아와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지상 1층에 '리빙 원스톱' 쇼핑 공간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아울렛에는 계열사인 롯데하이마트와 300여개 전문 인테리어 브랜드, 스타일 쇼룸 체험 등을 선보이는 홈데이도 오픈한다. 살리트, 코렐, 덴비 등 20여개 리빙 브랜드도 문을 연다. 

여기에 롯데는 이케아를 방문하는 주 고객층이 20~30대인 만큼 영 브랜드를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이케아 광명점 구성비를 보면 20대 이하의 구성비가 20%로 아울렛 평균 수치인 12%보다 8%포인트 높다. 

아울렛의 주 타깃인 30~40대 가족 단위의 고객을 위해서는 유명 맛집 등을 대폭 강화했고, 체험형 놀이 시설도 들여왔다. 330제곱미터 규모의 타요키즈까페를 오픈하고, 레고를 할 수 있는 브릭까페 고래고도 선보인다. 

젊고 트렌디한 고객들이 많이 몰리는 '이케아 효과'를 이미 롯데아울렛은 톡톡히 봤다. 롯데아울렛 광명점이 이케아 바로 옆 건물에 위치해 있다. 실제로 롯데아울렛 광명점은 지난해 20대 고객 매출 신장률이 10% 늘어난 바 있다. 이번에도 롯데는 이케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가 이케아와 손잡자 신세계는 긴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24일에는 인근에 신세계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이 가구업체 한샘과 함께 문을 연 바 있다. 롯데에 앞서 고양 상권을 선점하겠다는 포부였다. 

스타필드 고양의 영업면적은 13만5500로 롯데아울렛보다 두 배 정도 넓어 쇼핑하기에 쾌적하다. 신세계그룹의 첫 복합쇼핑몰이었던 스타필드 하남보다 업그레이드된 스타필드 고양은 하남보다 늘린 100여개의 맛집과 젊은 타깃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등 신경을 썼다. 

스타필드 고양에서 가구 매장인 한샘은 3600㎡를 차지해 이케아보다는 다소 작다. 그래도 인테리어 소품 매장인 자라홈, 신세계 자체 브랜드 소품 매장인 메종티시아,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 등이 입점해 있어 가구 쇼핑을 하는 이들이 충분히 들러서 쇼핑할 수 있는 구색을 갖췄다. 

신세계의 복합쇼핑몰 브랜드 스타필드는 지금까지 하남, 코엑스몰에 이어 세 번째로 고양에 세워졌다. 신세계는 족 단위 고객을 고려해 스포츠몬스터, 아쿠아필드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의 크기를 하남보다 2배 이상 늘렸다. 어린이 완구 전문점 토이킹덤은 매장 대비 면적을 4배 늘려 핵심 매장으로 손꼽힌다. 

스타필드 브랜드에 대한 신세계 그룹 측의 기대는 매우 큰 상황이다. 당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오픈일날 직접 스타필드 고양을 찾아 고양시장 등 외빈들과 함께 매장 전체를 둘러보며 스타필드 고양에 힘을 실어줬다. 그 덕분인지 스타필드 고양은 평일 5만명, 주말 10만명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고 추석연휴를 넘긴 지난 9일까지 400만명 객수를 달성하며 순항하고 있다. 

유통업계로서는 수도권 북부 핵심 상권인 고양이 매우 중요한 기지다. 신세계에 따르면 고양은 경기도 고양시와 서울 은평구와 서대문 등 서울 서북부 반경 3km 이내 핵심 상권에 18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서울 강서와 마포, 영등포와 파주, 김포, 양주 등 30분 내 접근 가능한 지역을 포함하면 무려 500만명이 거주하는 초대형 상권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양은 두 유통업체 간 자존심 싸움인 만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고양의 주목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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