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선 교수가 말하는 포트별 ‘좋은 상대‘: 포트1 러시아·포르투갈, 포트2 페루·멕시코, 포트3 이집트·튀니지
본선 무대만큼이나 중요한 조 추첨식이 오늘(현지시간 기준) 진행된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포트 1에서 비교적 무난한 상대로 평가되는 폴란드를 피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일 0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의 크렘린궁 콘서트홀에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식을 연다. 한국은 본선 참가국 중 FIFA 랭킹 31번째로 포트4에 배정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포트 1~3 팀들과 한 조에 배정돼야 한다.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신 교수는 “폴란드는 색깔이 옅어졌지만 체코와 함께 동구권 강호였다. 폴란드는 굉장히 피지컬이 좋다. 공수전환 속도가 굉장히 빠른 팀이다. 신체적인 조건도 뛰어나다. 이런 게 한국에게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명쾌하게 이런 팀은 이기겠다, 이런 얘기를 할 수 없다”란 전제를 한 신 교수는 각 포트별 ‘좋은 상대’를 가늠했다. 포트 1에선 러시아, 포르투갈이 비교적 무난한 상대가 될 것이라 본 신 교수는 “포르투갈의 경우 8강이나 4강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우리는 예선 3경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한 달이 넘는 대회 기간 동안 상위권을 목표로 하는 팀은 처음부터 총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격렬한 경기를 하면 부상에 대한 부담을 갖기 때문에 우리의 전술에 따라 오히려 괜찮은 상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트2에선 페루와 멕시코를 꼽았다. 그는 “멕시코는 우리와 신체적 조건이 비슷하다. 유명한 선수가 있지만 한국이 질 때 지더라도 내용적으로 늘 잘 했다”고 말했다. 또한 “페루는 월드컵에 그렇게 자주 나오지 않은 팀이기 때문에 경험적인 약점이 있다”고 전했다.
포트 3에선 “유럽을 피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덴마크는 다이나마이트로 부른다. 피지컬을 중심으로 빠른 축구를 구사한다. 우리의 약점이다.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 튀니지를 무난한 상대로 꼽았다.
신 교수는 “근래 대륙별 특색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그건 축구를 잘 하는 나라에 한해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아시아 국가들은 여전히 영향을 받는다. 일본은 기술축구를 하기 때문에 남미든 유럽이든 자기 경기를 한다. 그러나 한국은 역대 월드컵을 보더라도 유럽에 굉장히 고전했다. 유럽팀이 2팀이 오면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벨기에 같은 팀은 많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견했다.
또한 “역대 월드컵 조추첨과 비교하면 굉장히 침울하다. 쫓기는 심정이다. 어떤 팀을 만나든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가시밭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월드컵 조 추첨식 생중계를 제가 많이 했다. 그때는 우리가 1번 시드까지는 못 받더라도 한 팀 정도는 포트4에 있는 약체를 만나면 경우의 수를 따지고 승점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강팀들과만 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거다”고 말했다.
앞선 시뮬레이션에서 한국은 벨기에, 우루과이, 세네갈과 한 조에 편성됐다. 신 교수는 “98 프랑스 월드컵때의 벨기에가 아니다. 벨기에 소속 선수들은 빅리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피지컬적으로 굉장히 강하다”고 전했다.
특히 “우리 유럽파, 중국파 선수들은 주전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체력적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한국이 다른 대륙에 강했던 건 아니라는 게 신 교수의 평가다. 신 교수는 “아프리카한테도 굉장히 약하다. 신체적으로 아프리카가 유럽과는 다른 순발력과 스피드가 있기 때문이다. 기술도 갖추고 있다. 대부분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고 있다. 아프리카 선수들에게 월드컵은 신분 상승, 몸값 상승의 기회이기 때문에 더욱이 열심히 뛴다”고 전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