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국내 철강 업계'… 美·中 이중고

'위기의 국내 철강 업계'… 美·中 이중고

기사승인 2018-02-01 05:00:00

국내 철강 업체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 중국산 물량 증가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한-미 FTA 재협상 등의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고품질 철강재를 중심으로 생산성을 개선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국산 제품들과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낡거나 폐쇄된 설비를 중심으로 감산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설비 합리화와 제품·서비스 고도화 등을 통해 철강재 품질 개선에도 나섰다. 이에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에서 우위를 보였던 국내 철강사들이 중국과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한 미국과의 관계가 철강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최근 발간한 '2017년 하반기 수입규제 동향과 2018년 상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미국의 수입규제 예상품목으로 철강과 자동차, 가전 등을 꼽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가정용 세탁기와 태양광 전지·모듈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승인했다. 이 다음 품목으로 철강이 될 것이란 예상이 크다. 실제 보호무역주의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국내 철강업계를 대표적인 무역 불균형 사례로 지목하며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FTA 개정을 위한 2차 협상에서도 철강이 협상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FTA 개정으로 당장 철강재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는 이뤄지지 않더라도 향후 관세 장벽이 한층 두터워질 수 있다.

단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제품은 한미 FTA와는 상관없이 WTO 협정국간 체결돼 있는 무관세 원칙을 적용하고 있어 피해가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미 FTA 재협상이 이뤄질 경우 우리나라 철강업계가 1조5000억원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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