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떠나는 경주여행

자전거로 떠나는 경주여행

기사승인 2018-05-10 14:29:14

신록의 계절을 맞아 도심 곳곳에 문화유적지가 산재한 경북 경주에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유적지와 함께 시원스런 경주의 풍경을 만끽하고 싶다면 자전거를 타고 구석구석을 둘러보자.

경주시가 추천하는 역사탐방 코스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보자.

□첨성대와 대릉원, 고대 신라의 흔적을 찾아

경주는 고대 왕들의 꿈이 묻혀 있는 능의 도시다. 전국적으로 다양한 능과 고분이 있지만 경주에 산재한 신라시대 능만큼 많지도 거대하지도 않다.

천년을 이어온 고대 신라의 흔적을 찾아보려는 여행객들의 발걸음은 언제나 여전하다.

첨성대에서 시작해 대릉원에 이르는 자전거길은 인기 만점이다.

1400여년이나 지났어도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첨성대와 주변 동부사적지는 드넓은 푸른 잔디 광장을 배경으로 평탄하게 잘 닦인 길 양쪽으로 곳곳에 꽃길이 조성돼 자전거로 즐기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오르막이 거의 없어 유적지를 점선 잇듯 여유롭게 돌아보는 여행은 색다른 추억을 쌓기에 그만이다.

첨성대 바로 인근에는 경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신라고분군으로 대릉원이 있다. 유명한 천마총과 금관이 출토된 황남대총 등 23기의 신라시대만의 독특한 대형 고분들이 밀집해 있다.

대릉원에 들어서면 소담스레 정리된 크고 작은 길들을 따라 빽빽하게 늘어선 소나무와 고분들이 하나의 풍경으로 자리한다.

대릉원을 나와 낭만적인 돌담길과 인근의 고즈넉한 한옥 골목사이를 돌아보다 보면 천년의 시간을 훌쩍 거슬러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교촌마을과 신라대종, 과거와 현재가 공존

첨성대 동부사적지를 조금만 벗어나면 골목마다 돌담이 멋스럽게 이어지고 고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교촌마을을 만난다. 교촌이란 이름은 '향교가 있는 마을'을 뜻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대학인 국학이 세워졌던 곳이기도 하다. 교촌은 신라시대 원효대사와 요석공주가 사랑을 나눈 요석궁이 있던 곳이다.

우리나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대표하는 경주 최부자의 고택을 비롯해 멋스런 가옥과 맛집이 즐비하다.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홍보관을 비롯해 관광객이 직접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는 체험장과 최부자 아카데미 교육장 등 관광과 교육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대릉원 후문 쪽 도심 시가지 방면으로 나오면 또 하나의 톡특한 고분을 만날 수 있다. 고분 위로 자란 아름드리 나무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봉황대 고분이다.

대릉원과는 달리 봉황대 주변 고분군은 담장 없이 시가지 주변에 그대로 노출돼 자전거를 타고 마음껏 돌아 볼 수 있다.

특히 매주 금요일 오후 8시면 아름다운 봉황대 고분을 배경으로 대중가요,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수준 높은 공연이 펼쳐진다.

11일 개막공연에는 락 밴드의 전설 '부활', 18일은 여성 디바 '장혜진' 콘서트, 25일에는 남성포크 듀오 '해바라기'와 어쿠스틱 밴드 '정흠밴드'의 공연이 봉황대를 뜨겁게 달군다.

봉황대로 가는 길에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신라대종이다. 국보 제29호인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의 모양과 크기, 소리와 문양까지 똑같이 재현한 신라대종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경주의 현재 모습을 잘 보여준다.

□신라왕경 복원, 새로운 천년 미래를 준비

경주가 천년 왕궁의 부활을 통해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기 위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신라 천년 도읍지 위상을 재건하고 정체성을 찾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장기 복원발굴사업으로 '신라왕경 복원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복원사업이 이뤄질 신라 왕경지구는 과거는 물론 현재도 경주 시내권 여행 코스의 핵심이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중인 천년 신라의 위대한 현장을 둘러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우선 왕경복원 프로젝트의 첫 가시적 성과로 월정교가 복원됐다. 교촌마을을 지나 남산으로 이어지는 경주의 새로운 명물로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한다.

고대 신라 교량 건축기술의 백미로 교각 자체도 멋지지만 양쪽 끝에 문루가 위엄있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상시 개방한다.

날이 저물어 화려한 조명이 더해지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경관으로 동궁과 월지에 이은 새로운 야경 명소다.

월정교를 지나 동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국립경주박물관이 나온다. 시간을 할애해 박물관을 구경해도 좋다.

동궁과 월지를 지나 황룡사 마루길의 편편한 도로를 달리다 보면 황룡사역사문화관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내부에 들어서면 황룡사 9층 목탑의 10분의 1 크기 모형이 먼저 눈에 띈다.

황룡사 건립부터 소실까지 전 과정을 담은 3D 영상 관람 후에는 반드시 황룡사지터로 발길을 옮기자. 심초석에 위에 올라 눈을 감으면 천년 전 경주가 아득하게 그려진다.

발굴조사가 한창인 월성 왕경 발굴현장도 찾아보자. 석빙고 옆에 위치한 '월성이랑'을 방문하면 현장에서 유적 발굴의 목적과 방법, 주요성과와 유적의 성격에 대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고고학적 조사 현장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천 년 궁성 월성의 이야기와 관람 동선을 담은 리플릿도 제공된다.

발굴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개 행사는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다.

경주=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성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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