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의원, 임원 ‘금엉덩이’…직원 ‘흙방뎅이’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보건복지부 공공기관이 업무를 위해 구매한 사무용의자 가격이 임원과 직원간의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임원은 금엉덩이 VS 직원은 흙방뎅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직급별 업무용 의자 구매금액에 대한 별도 규정도 없는 상태에서 과거 관행대로 ‘임원 고가, 직원 저가’로 차별을 두고 있어 형평성을 추구하는 현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 의원(전북 전주시갑, 민주평화당)이 보건복지부(질본 포함), 식약처 및 복지부 주요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각 기관 직급별 업무용 의자 취득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임원에게는 고급 의자, 직원에게는 저가 의자가 배정되었고 임원급 의자와 직원의 의자 가격도 최소 2~3배에서 최대 8까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경우 소비자가가 100만원이 넘는 최고급의자를 임원급에게 제공하고 있었으며 이 의자는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에 정상용 상석의자로 선정된 제품이라며 ‘세계 정상이 앉는 의자’라고 홍보하고 있는 제품이었다. 이에 비해 직원들에게는 20만원대의 의자가 제공되고 있었다.
다른 공공기관들도 사정도 이와 비슷하다. 식약처의 경우 처장에게는 78만원의 의자를 직원들에게는 11~38만원의 의자를 지급하고 있었다.
건강보험공단은 임원에게는 60~80만원대의 의자를, 직원에게는 20만원대 의자를 지급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임원에게는 40~99만원, 직원에게는 20만원대의 의자를 지급해 식약처를 비롯한 심평원, 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등 복지부 주요산하기관들이 비슷한 상황을 보였다.
업무용 의자 구매와 관련해 직급별 차등 규정을 문의한 결과 관련 규정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았다. 규정이 없는 상황이라면 임원 및 직원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든지 비슷한 금액대의 업무용 의자를 지급하는 게 상식적이지만, 실제는 직급별 차별을 두고 ‘임원 고가, 직원 저가’라는 과거 관행대로 지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대외업무가 많은 임원급에게는 고가 의자를, 실제 앉아서 업무를 많이 하는 직원들에게는 저가 의자를 지급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임원급 의전을 위해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각 기관별 고위직급들의 의자 구매비용을 보면, ▲식약처장 78만8000원, 차장 75만1830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80만 8,320원 이사 68만3480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 72만3000원, 상급이사 50만400원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45만4440원, 임원 101만7460원, 실장 65만5790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관별 직원들의 의자 구매비용을 살펴보면 ▲식약처 직원 11만원~38만3761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 8만9100원~29만9529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 21만1800원~ 30만8800원 ▲국민연금공단 직원 12만8668원~33만8326원으로 나타났다.
김광수 의원은 “지금까지 각 기관들은 임원 및 직원들이 사용하는 업무용 의자 지급에 대한 규정이 없어 과거 관행대로 직급별 차등을 둬 의자를 지급해 왔다”며 “대부분의 기관에서 임원급은 100만원을 넘나드는 의자를 지급하고 직원은 1~30만원대 의자를 지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대외업무가 많은 임원에게는 고가의 고급제품을 지급하고 실제 앉아서 하는 업무가 많은 직원들에게 저가 의자를 주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고 개선해야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의원은 “이번 기회에 본 의원실에 지급된 의자도 파악해보니 제 의자는 61만원, 보좌직원의 의자는 20만원으로 차이가 있었다”며 “이참에 모든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들을 전수 조사해 작은 부분부터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규정을 마련하고 제도를 개선해 예산 낭비도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