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물 공급 사업 등을 통해 한진 총수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식 자회사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충남 아산을) 의원(사진)에 따르면 공항은 기내에 물을 쉽게 공급할 수 있는 급수장치를 구비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경우 1·2 터미널을 합쳐 총 25억1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급수장치를 설치했다.
하지만 항공사는 멀리 떨어져 있는 급수탑에서 비행기까지 따로 포터블 트럭 차량을 이용해 물을 나르고 있다고 강 의원은 주장했다.
특히 대한항공은 전체 공항 급수장비 사용량 중 약 0.3%의 물만 급수장비를 통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대한항공은 자회사인 ‘한국공항’(일명 KAS)을 통해 급수탑에서 기내 물을 운반하고 있다. 한국공항의 급수탑 사용량은 월 평균 1442톤으로, 전체 급수탑 사용량의 절반 가까이가 한국공항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는 한진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식’ 경영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강 의원은 "한국공항의 대표이사는 2017년까지 조원태가 공동 대표이사로 등재됐다"며 "대한항공은 한국공항의 59.54%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한국공항의 매출 80%는 대한항공, 진에어 등의 계열사로부터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공사가 설치해 준 항공기 급수장치를 쓰지 않고, 한참 떨어진 급수탑을 사용하면서까지 조 회장의 아들 회사의 매출과 이익을 몰아준다는 것이다.
이어 “국토부는 대한항공의 잘못된 세습과 승계 행위를 방기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항공사 감독기관으로서 국토부가 이러한 한진 일가의 행태를 파악,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급수차를 이용한 기내 물 공급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급수탑의 물을 급수차를 이용해 기내에 공급하는 것과 관련해 별도 조업료를 받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별도 매출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기내 물 공급 비용은 개별 항공편 통상 조업료에 이미 포함돼 있으며, 급수차를 이용해 기내에 물을 공급하는 이유는 수질 기준 확보와 안전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급수탑의 물을 이용하면 일정한 수질기준(염소 함유량 등) 관리가 용이하며, 급수장치 이용 시 연결 패널이 2.5m 이상의 높이에 위치해 사고 위험이 있을 수도 있는데 급수차를 이용하게 되면 이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