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시장에 역전세난 공포가 점점 커지면서 지난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주인 대신 전세보증금을 물어주는 사례가 작년 대비 8배 급증했다.
4일 HUG에 따르면 올해 1월 HUG가 집주인 대신 전세계약이 만료된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배 급증한 셈이다.
올해 1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 가입자는 8846가구, 보증금액은 1조776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가입자나 보증금액 모두 2배 늘었다. 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상품 가입은 2016년부터 매년 2배씩 늘고 있다.
부동산 서비스업체 직방은 이같은 상황의 원인으로 역전세난을 지목했다. 직방은 올해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전셋집의 실거래가를 2년 전 동일 주택형의 가격과 대조해 분석한 결과 26.3%에서 역전세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셋집 4채 중 1채 꼴로 전셋값이 2년 전과 비교해 하락한 셈이다.
역전세는 재건축 물량이 많았던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역전세 거래 비중이 높았던 곳 13곳 중 3분의 1인 4곳이 서초(42.6%), 동작(39.3%), 송파(32.2%), 강남(27.3%) 등 강남 4개구에 포함된 자치구이거나 강남 인근 지역이었다.
강남발 역전세난은 서울 전체 시장의 전세 약세로 확대됐다. 서울 전세는 올 들어 1월 오름세를 보이다 한 달 만에 하락했다. 2월 한 달간 0.25% 하락했는데, 2001년 통계 작성 이후 2월 기준으로 첫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