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태’로 촉발된 승리(본명 이승현)의 탈세와 성매매알선 등 의혹이 점점 커지면서 ‘승리 라멘’으로 알려진 아오리행방불명에 대한 불매운동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오너일가의 범법행위로 발생한 매출 피해 등을 보상하기 위해 마련된 ‘오너리스크방지법’에 대한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5일 아오리행방불명을 운영하는 아로이에프앤비는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을 통해 “기존 가맹점주와 아오리라멘 브랜드 보호를 위해 승리, 유리홀딩스와의 관계를 정리하기로 했다”면서 “가맹점을 이끌어갈 수 있는 새로운 회사 경영권 양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오리라멘 본사는 군 입대 문제로 이승현 대표가 사임한 후 가맹점의 안정적인 영업을 위해 새로운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고, 이달 7일 가맹점주들과 대책회의를 열고 1차적인 보상 방안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본래 아오리라멘 본사가 지원하기로 한 1차 보상 방안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지원금 형태였으나, 사태가 더욱 커짐에 따라 가맹비 전액을 환불 보상하기로 결정했다. 승리의 지인과 가족이 운영하는 매장도 폐업한다.
아로리라멘은 승리가 2017년 7월 아오리에프엔비를 설립한 뒤 만든 외식브랜드다. 일본 ‘이치란라멘’을 벤치마킹한 맛과 인테리어 등이 특징으로, 승리 자신이 각종 TV 프로그램 등에 출연해 소개하면서 빠르게 가맹점이 늘어났다. 2018년 기준 전국 48개 가맹점이 운영중이다.
그러나 승리가 지난 1월 클럽 ‘버닝썬' 폭행사건에서부터 이어진 성접대 의혹과 불법촬영 영상 공유 등 범사회적 논란에 휩싸이면서 가맹점 매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피해가 커질 경우, 올해 1월 시행된 ‘오너리스크 방지법’의 첫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이같이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 오너들의 갑질과 여러 문제로 발생한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들로 돌아갔다. 불매운동 피해를 가장 먼저 보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를 막기 위해 마련된 것이 오너리스크 방지법이다. 가맹본부나 오너, 임원이 위법행위나 가맹사업의 명성·신용을 훼손하는 등 사회상규에 반하는 행위로 가맹점주에게 매출 감소 등의 손해가 발생할 경우 가맹본부가 배상하도록 책임을 부여한 것이다.
해당 법은 지난해 국무회의를 통과해 올해 1월 1일자로 시행됐다. 앞서 발생했던 여러 오너리스크로 인한 피해는 법 시행 이전이라 소급적용되지 않았으며, 해당 법의 혜택을 받은 사례는 전무하다.
그러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문제를 일으킨 가맹본부에 배상 책임을 지우지만, 손해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가맹본부가 입증해야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리스크 방지법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문제 발생 시 손해배상 책임의 주체를 확실히 하도록 명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임원과는 별개로 오너 또는 특수관계인의 손해배상 책임을 주체로 명시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해 발생에 대한 입증 책임도 가맹본부로 지정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실질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오리에프엔비 관계자는 “(오너리스크 방지법에 의한) 보상 책임이 있을 수 있으며 본사 차원에서 책임질 일이 있다면 보상이 이루어지는 것이 맞다”면서 “현재 진행한 보상은 법과는 별개로 도덕적의고 도의적인 차원에서 가맹점주 보호를 위해 본사에서 먼저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