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사건’과 관련한 증인 배우 윤지오 씨가 신변 위협을 호소하는 호출을 보냈으나 경찰이 무대응으로 일관한 것이 드러나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윤지오 씨가 직접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같이 사실을 고백하자 경찰은 뒤늦게 사과에 나섰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일 청와대 SNS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달 30일 윤 씨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에 대한 답을 내놓으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원 청장은 “국민적 공분이 큰 사건의 주요 증인으로 진실 규명을 위해 온갖 고초를 마다하지 않는 윤 씨의 신변 보호를 소홀히 한 데 서울 경찰의 책임자로서 한없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원 청장은 이어 “업무를 소홀히 한 담당 경찰관은 엄중히 조사해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은 다음날 관할 경찰서인 동작경찰서의 김병우 서장을 윤 씨에게 보내 스마트워치를 교체해 지급하고 숙소도 옮기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원 청장은 “윤 씨가 일상생활에서 크게 불안감을 느끼고 있어 지난달 31일 자로 ‘신변 보호 특별팀’을 구성해 24시간 밀착 보호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특별팀은 경정급을 팀장으로 심리전문요원·무도 유단자 등 5명의 여경으로 구성됐다.
앞서 윤 씨는 청원 글을 통해 청원 글을 올린 날 새벽에 벽과 화장실 천장에서 의심스러운 기계음이 들리는 등 수상한 정황이 나타나 도움을 청했지만 경찰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고 한 바 있다.
윤 씨는 “신변 보호를 위해 경찰 측이 제공한 위치추적장치 겸 비상호출 스마트워치가 작동되지 않아 현재 신고 후 9시간 39분이 경과했다”며 “무책임한 경찰의 모습에 (느낀) 깊은 절망과 실망감을 말하기조차 어렵다”고 적었다.
윤 씨에게 지급된 스마트워치 긴급 호출 버튼을 누르면 112로 신고가 자동 접수되고 신변 보호 담당 경찰관에게도 알림 문자가 전송된다.
그러나 윤 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5시 55분께 스마트워치 긴급 호출 버튼을 눌렀을 때는 112상황실로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고, 신변 보호 담당 경찰관은 신고 직후 전송된 알림 문자에 대해 “버튼을 잘못 누른 것으로 생각했다”고 해명해 공분을 샀다.
게다가 경찰서장은 윤 씨를 면담하는 과정에서 ‘국민청원 글을 내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