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라는 타이틀로 이슈몰이를 해온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가 제조·판매중단 결정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이하 코오롱생과)이 미국에서의 3상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023년 경 출시하려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고, 특히 인보사의 제품력을 기대하며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먼디파마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이다.
코오롱생과는 불과 5개월 전인 2018년 11월19일 먼디파마와 6700억원 규모의 인보사의 일본판권을 넘기는 기술수출 계약을 공시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당시 단일국가 기술이전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계약으로 큰 관심을 모았고, 회사측은 2022년경 일본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공시에 따르면 계약 내용은 총 6677억원으로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이 300억원, 단계별 판매 마일스톤이 6400억원이었다. 또 추가 로열티(경상기술료)는 일본 내 상업화 이후 순매출액에 따라 받기로 했다. 반면 먼디파마는 일본 내 인보사 출시 후 연구, 개발, 특허, 상업화의 독점권을 15년간(추후 1년 단위로 연장 가능) 갖게 됐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먼디파마의 계획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다른 회사와 체결한 인보사의 기술수출 계약이 한번 파기된 바 있어 우려는 더 크다.
코오롱생과는 앞서 2016년 11월 미츠비시타나베제약과 인보사의 일본판권을 5000억원(계약금 273억원, 임상시험 및 시판허가 완료후 조건부 수련 4716억원)에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지만 파기됐다. 당시 공시 자료에 따르면 티슈진과의 L/O계약에 따라 기술수출금액의 50%를 수수료로 지급하고, 티슈진은 미국 임상3상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다.
때문에 이번 악재가 먼디파마와의 계약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코오롱생명과학과 한국먼디파마는 지난 2017년 3월 인보사-케이의 공동 마케팅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유기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해 오고 있다.
특히 한국먼디파마는 종합 대학병원 및 정형외과 중심의 중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영업·마케팅(코오롱생과는 개인 병·의원 중심)을 진행해오고 있었는데 이번 인보사의 제조·판매중지 사태로 손 놓고 대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2월 ‘인보사-케이’ 시술 건수 2600건 돌파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먼디파마 이명세 대표는 “인보사-케이의 이 같은 성장은 의료진과 환자로부터 치료 효과, 편의성 등을 빠르게 인정받은 까닭”이라며 “인보사-케이를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이 골관절염의 고통 속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한 달여 만에 상황이 바뀐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미국 임상에 차질이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상 진행시간이 더 소요될수록 비용도 늘어날 것이고, 이로 인한 출시 계획도 차질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알려진 것은 미국 FDA의 3상 임상시험 승인 후 주성분 확인시험 중간결과를 보고를 통해서다.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비용은 1000억원 규모로 이 중 티슈진의 상장을 통해 700억원을, 은행권 및 지분투자 방식으로 300억원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인보사는 코오롱그룹의 미국법인인 ‘티슈진’(TISSUEGENE)이 1100억원을 투자해 19년 동안 개발한 퇴행성 관절염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9번째로 허가한 국산 신약이다. 현재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1도즈 당 500만원 전후의 비급여로 처방되고 있으며, 국내에 허가된 유일한 유전자 치료제이다.
한편 인보사의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경영철학 성과로 꼽히는 인보사의 추락에 조사결과가 발표되는 4월15일 그룹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웅렬 전 회장은 코오롱에 이어 가장 많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지분 14.40%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2일 공시된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임원의 신규선임으로 인한 특별관계자가 3명 추가(총 7명)돼 지난 1월에 비해 이웅렬 및 특별관계자의 주식 비율은 0.09% 늘어나 35.56%로 변경됐다.
제조·판매중지 처분이 알려진 지난 1일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는 큰 폭으로 곤두박질쳤고, 2일에도 한때 4만7100원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을 이어가다 장마감 기준 9.96%(5250원) 떨어진 4만7450원을 기록했다.
코오롱 티슈진 역시 전일 2만4150원에 장을 마감했으나 2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가 18.43%(4450원) 떨어진 1만9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