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 수장을 맞이한 신한금융투자는 모기업인 금융지주와 협업을 통해 CIB(기업투자금융) 부문을 보다 강화시킬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 김병철 신임 사장은 지난달 26일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중 초대형 IB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할 만큼 IB사업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실제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사업에서 CIB부문이 가장 높은 순이익 폭을 기록할 만큼 적극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전년 대비 하락했던 NCR(순자본비율)도 늘어나면서 자기자본을 통해 사업이 한결 수월해졌다.
다만 올해 사업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초대형IB를 위한 자금조달이 관건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금융지주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감소했으나 신탁사(아시아신탁)와 보험사(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인해 자금 부담이 커진 상태다. 때문에 지주사의 의지에 따라 사업 영역은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 신한금융투자 IB영역 순이익 성과 ‘눈길’…자본 활용 여력도 개선=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사업 부문 가운데 CIB(기업투자금융)에서 괄목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 기업의 지난해 CIB그룹 순이익은 약 695억원으로 전년(약 388억원) 대비 78.87% 증가했다. 이는 홀세일그룹(43.27%), 영업추진·WM(자산관리)그룹(7.4%)와 비교해 높은 비율이다. 재무건전성도 전년과 비교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의 지난해 순자본비율은 720.75%로 전년(494.89%) 대비 크게 상승했다. 순자본비율은 증권사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자본 비율을 의미한다. 순자본비율이 높을수록 자본활용 여력이 늘어나 사업 확대가 수월해진다.
게다가 지난 2017년 7월에 출범한 GIB부문을 통해 구조화,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채권인수 등 다양한 딜을 이뤄냈다. GIB(글로벌투자투자)가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IB 조직을 한데 모은 것을 의미한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를 통해 ▲신한알파리츠 상장 주관 ▲국내 증권사 최초 베트남 기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주관 ▲인도네시아 기업의 역외채권 발행 주관 ▲베트남 다낭호텔에 투자 후 상품 출시 등을 이뤄냈다.
IB 부문에서 수익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금융 부문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송산그린시티개발사업(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일대) 동측지구 EB-4BL 및 5BL에 대한 토지분양 계획(강산건설과 한국수자원공사)을 위한 SPC(특수목적법인) 설립에 주관사로 나섰다. 신한금융투자는 SPC를 통해 333억원에 달하는 대출채권에 대한 ABCP(유동화기업어음)을 발행한다.
◇ 초대형 IB 위한 자본확충 관건…지주사 이중레버리지비율 ‘주목’=신한금융투자는 금융권 최대 규모인 지주사를 등에 업고 증권업계 빅5 자리를 넘보고 있다. 김병철 신임 사장도 올해 사업 계획을 ‘초대형IB’라고 말한 만큼 IB사업의 보폭을 한층 넓히려 하고 있다. 문제는 자본확충이다. 현재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2018년 말 기준)은 약 3조3640억원으로 4조원이 넘기 위해서는 7000억원에 달하는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이미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월 7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전환우선주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위해 전환우선주(CPS)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아시아신탁과 오렌지라이프 인수하기 위해서다. 다만 이 같은 자금조달은 금융지주 재무건전성 지표인 ‘이중레버리지 비율’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지주회사가 빚을 내서 자회사에 출자(투자)했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중래버리지 비율이 130%를 넘거나 육박할 경우에 향후 출자 여력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지난해 말 신한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119.05%로 전년(127.44%) 대비 감소했다. 문제는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 최근 연이은 대형 M&A로 인해 현재 신한금융의 이중 레버리지비율은 약 128% 수준으로 다시 상승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7000억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결국 지주사의 결정이 최종적으로 작용한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아직까지 우선주 증자같은 구체적인 사안까지 검토한 것이 아니다. 다만 현재 자본확충을 위해 여러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