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원인조사가 진행 중이다. 프랑스 당국은 성당 내부에 취약점이 발견됐고 화재경보가 한 차례 울렸는데도 불이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을 미뤄 이번 화재가 방화보다는 실화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당국은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진압을 마무리하고 구조물 안전진단과 함께 화재 원인조사에 착수했다. 당국은 방화일 가능성을 일단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랑 누네즈 내무부 차관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체적으로 건축 구조물 상태는 좋지만 몇 가지 취약점이 확인됐다”며 “특히 궁륭(내부 둥근 천장) 쪽과 가로회랑 북쪽 지붕 박공 부분 안전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화재로 최고 섭씨 800도에 달하는 고열이 건물에 가해진 데다 화재 진압과정에서 사용된 물 역시 구조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정밀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누네즈 차관은 “향후 48시간에 걸쳐 건물 내부 긴급 안전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며 “그 이후 소방관들과 문화재 전문가들이 건물 내부로 진입해 미수거 문화유산을 꺼내오는 작업을 먼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 검찰청은 성당 지붕 쪽에서 첨탑 개보수 작업을 진행하던 문화재 복원업체 5곳 현장 근로자들을 상대로 화재 발생 당시 상황을 조사 중이다.
레미 하이츠 파리 검사장은 브리핑에서 “어제 이미 현장 근로자 15명 정도를 상대로 초기 조사를 했다”며 “현재까지 나온 어떤 상황도 방화 가능성을 가리키지 않고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화재 추정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현지 언론들은 지붕 위 첨탑 주위로 설치한 비계 쪽에서 발생한 불이 첨탑과 지붕 목조 구조물로 옮겨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화재 시작 시점으로 알려진 16일 오후 6시 50분 이전에 화재 경보가 한 차례 있었으나 제대로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정황도 드러났다.
하이츠 검사장은 브리핑에서 “어제 오후 6시 20분께 첫 화재 경보가 울리자 확인절차가 있었지만 불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6시 43분에 두 번째 경보가 울렸을 때는 지붕 쪽 구조물에서 불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