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의 병원 내 가혹 행위로 알려진 ‘태움’에 대한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24일 국내 종합병원 11곳을 대상으로 한 수시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근로감독은 노동부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근로 자율 개선사업을 한 종합병원 50곳 중 권고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11개 병원을 대상으로 지난 2월 18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조사한 결과다.

노동부는 “그동안 병원 업계의 ‘태움’ 관행이 사회적으로 논란됐지만, 이번 근로감독 과정에서도 일부 병원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자들과 함께 있는 장소에서 선배로부터 모독성 발언을 듣거나 신규 간호사로 입사한 후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지속적인 폭언을 듣기도 했다고 조사됐다. 또 수습 기간에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꼬집히고 등짝을 맞은 사례도 있었다.

일부 병원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직원 대상 교육 등 개선의 움직임이 있지만, 다음 달 있을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관련 개정 근로기준법의 시행을 앞두고 구체적인 방안 마련 등이 더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노동부는 밝혔다.

임금 체불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가 조사한 11개 모든 병원에서 연장 근로 수당 미지급된 것이 드러났고 한 병원에서는 인수인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기 출근과 종업 시간 이후의 노동에 대해 연장 근로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업무와 관련된 필수교육을 근무시간 외에 하면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병원도 있었으며 정규직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수당을 비슷한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에게는 주지 않아 비정규직 차별 금지를 위반한 사례도 적발됐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액이 미달하는 금액을 지급하고 서면 근로계약을 제대로 체결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이 11개 병원은 총 63억여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노동부는 “법 위반사항에 대해 신속하게 바로잡도록 조치할 예정”이라면서 “병원 업계에 대해서 정기적인 근로감독으로 의료 현장에서 노동관계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