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발전은 인공태양장치 토카막에 바닷물에서 추출한 수소의 핵융합반응을 유도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해서는 고온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장시간 유지해야 하는데, 이 때 장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예측하고 회피해야 한다.
토카막에서 핵융합반응을 일으키려면 고온의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는 시동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전기장이 필요하고, 이 전기장으로 인해 폭주전자가 발생한다.
폭주전자는 강한 전기장에서 끊임없이 에너지를 받아 가속을 억제할 수 없는 고에너지 전자로, 이는 플라즈마를 형성시키기 위해 외부에서 인가한 에너지를 빼앗아 플라즈마 형성을 방해하고, 장치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를 회피하거나 억제하려면 폭주전자 발생에 대한 물리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지만 현재 폭주전자이론은 부분 이온화 플라즈마에서 그 형성률을 과소평가해 실험값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폭주전자 발생원리를 규명하는 것은 안전한 핵융합 상용로 설계를 위해 해결할 핵심 난제로 꼽힌다.
상용 토카막 난제 해결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나용수 교수 연구팀이 토카막 시동 때 발생하는 폭주전자의 형성 원리를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공동연구로 폭주전자를 기술할 수 있는 동역학이론을 일반화하고 폭주전자의 새로운 발생 기작을 규명해 핵융합 상용로 시동설계의 이론적 병목을 해결했다.
특히 토카막 시동 중 수소원자와 비탄성 상호작용을 겪지 않는 일부 전자들이 폭주전자를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함을 밝혔다. 비탄성 상호작용은 에너지 전달에 의한 수소원자의 내부 상태 변화가 수반되는 상호작용이다.
아울러 연구팀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전자 동역학이론을 일반화하고, 고전 모델과 상반된 예측 결과를 입증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전자-중성수소 핵반응 관련 이중적 특질을 고려할 수 있는 전자 동역학 모델을 수립했다.
또 부분이온화 플라즈마에서는 이중적 특질에 의해 폭주 전자의 형성기작이 설명됨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토카막 상용로에서 기존 이론으로는 폭주전자의 위험성이 과소평가될 수 있음을 예측하고, 새로 개발한 일반화된 이론으로 기존 폭주전자 발생 예측을 수정해 제시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물리학적으로 폭주전자 형성이론을 일반화시켜 토카막뿐 아니라 저온 플라즈마, 천체물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주전자를 이해하는 데 적용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정확한 폭주전자 형성률을 제공해 향후 한국형 핵융합 실증로나 상용로 설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정확한 폭주전자 형성률을 제공하여 향후 한국형 실증로와 상용로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유럽연합,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가 참여하는 ITER 시동설계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이영선 박사과정이제1저자로 수행했고,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지난달 2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