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 타깃’ 아세안, 공동 대응 방안 협의 나서

‘美 상호관세 타깃’ 아세안, 공동 대응 방안 협의 나서

기사승인 2025-04-06 11:59:5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워싱턴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새로 책정한 국가별 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고율 상호관세’의 주요 타깃이 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이 공동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6일 블룸버그통신·현지 매체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회원국 지도자들과 연이어 통화하며 미국 관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안와르 총리는 전날 “말레이시아에도 높은 상호관세가 부과됐지만, 일부 주변국은 더 높다”며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과 대화했으며,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도 상호관세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 3일 엑스(X·옛 트위터)에도 아세안 지도자들과 대화했다며 “회원국 간 합의를 끌어내고 모든 무역 협상에서 공정성과 형평성 원칙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0일에는 아세안 경제 장관들이 모여 미국 상호관세 영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미국 관세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당국과도 협의하겠다고도 말했다.

동남아 각국은 아세안 협의와 별도로 미국과 협상에도 나서고 있다. ‘관세 보복’ 보다는 미국산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미국이 부과한 관세율을 낮출 것으로 관측된다.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국은 미국과 협상을 추진 중이며, 싱가포르도 미국의 상호관세에 반격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안와르 총리는 개인적 인맥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고위 인사들을 통해 말레이시아 상호관세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모하마드 하산 말레이시아 외교부 장관은 지난 4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의 전화를 받고 관세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아세안은 미국의 상호관세 충격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회원국 중에는 캄보디아가 49%로 상호관세율이 가장 높았고, 라오스(48%), 베트남(46%), 미얀마(44%), 태국(36%), 인도네시아(32%)가 뒤를 이었다. 브루나이와 말레이시아는 24%, 필리핀은 17%, 싱가포르는 10%의 관세가 부과된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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