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인사혁신처 고위공직자들이 보유한 부동산의 신고가액이 실거래가(시세)의 절반 수준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는 공직자들이 공시가격이 아닌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재산을 다시 신고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행안부가 2018년 시행령을 개정하고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중 높은 금액을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했지만 정작 인사혁신처는 ‘실거래가는 시가가 아니라 취득가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법 취지에 위배된 해석을 내놨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지난 3∼5월 신고된 1급 이상 국토부 공무원 및 산하기관장 30명, 인사혁신처 공무원 7명이 보유한 부동산 신고가액과 시세를 비교한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국토부 공무원들의 1인당 부동산 신고가액은 평균 약 12억4607만원으로, 시세 21억5981만원의 약 57.7%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사혁신처 공무원의 경우 1인당 부동산 신고가액은 10억2040만원이었으나, 평균 시세는 19억5928만원으로 신고가가 시세의 52.1%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부·인사혁신처를 통틀어 시세 기준 부동산 재산이 가장 많은 공직자는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었다.
김 이사장은 아파트 1채, 주상복합 2채, 상가 5채 등을 합쳐 시세 기준 총 118억1160만원어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해당 부동산의 신고가액은 70억1683만원에 그쳤다. 시세 반영률은 약 59.4%였다.
이어 박선호 국토부 제1차관(70억2460만원), 박종준 한국철도공사 상임감사위원(56억2146만원), 정만석 인사혁신처 차장(53억7442만원) 순으로 시세 기준 부동산 재산이 많았다.
경실련은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 공시가격·실거래가 모두를 신고하도록 의무화 ▲ 재산신고시 재산 형성과정 의무 심사 ▲ 직계존비속 고지거부 폐지 등을 제시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