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는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의 재량근로 업무를 추가하기 위한 고용노동부의 행정 예고에 반발하고 나섰다.
사무금융노조는 전날 고용노동부의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으며 8일 고용노동부 관계자를 만나 의견서 취지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달 27일 공고를 통해 ‘재량근로시간제 대상 업무 개정안 행정예고’를 통해 현행 고시에서 재량근로시간제 대상 업무로 정한 ‘회계, 법률사건, 납세, 법무, 노무관리, 특허, 감정평가’에 ‘금융투자분석’과 ‘투자자산운용’ 업무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에 사무금융노조는 “재량근로 대상 업무 확대가 근로시간 단축 취지에 반하고 고용확대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무금융노조는 “공인회계사, 변호사, 세무사, 감정평가사 등은 자격증 주체가 ‘국가’인데 반해,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는 ‘협회’라는 민간업체여서 자격증이 갖는 권위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사무금융노조는 “변호사, 세무사 등 전문자격사들이 대부 자격증을 취득해 독자적 업무를 수행하는 반면,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는 종래 사업장 내에 종속되어 일하는 노동자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자격증을 취득하여 그 업무를 계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는 근로계약에 따라 약정된 업무를 수행하고 그 대가를 맞는 것이어서 업무 성질상 다른 노동자와 다르지 않아 특별히 재량에 맡길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근무행태와 임금구조도 타 노동자와 비교해서도 유사하다는 점을 꼽한다. 사무금융노조는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의 근무형태 및 임금구조에 있어서 근무의 시간에 따라 기본 연봉이 책정된다. 추가로 성과급을 지급받는 다른 노동자들과 유사한데도 노동부가 ‘보수’ 결정 방식까지 재량근로 확대 근거로 삼는 것은 법령 위임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무금융노조는 “펀드매니저 수행은 증시개장시간에 고정될 수밖에 없다. 또한 애널리스트도 현행 법체계 내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시 내용의 효력의 영향과 범위 등을 고려할 때 법규명령의 실질을 갖추고 있어서 ‘행정예고’가 아닌 ‘행정상 입법예고’ 대상이라는 것”이라며 “또한 행정예고가 타당하더라고 20일 이상의 예고 기간을 거치지 않고 8일간의 예고기간만을 가진 것은 위법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증권사 가운데 노동조합이 없는 곳에서 재량근로는 사측의 재량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노동부가 사측의 요구만을 반영해 재량근로 범위를 확대하려는 것은 정부 스스로 노동시간 단축과 고용확대라는 공약을 파기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