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박한이부터 류제국까지, 베테랑들의 초라한 퇴장

[옐로카드] 박한이부터 류제국까지, 베테랑들의 초라한 퇴장

박한이부터 류제국까지, 베테랑들의 초라한 퇴장

기사승인 2019-08-26 22:18:31

베테랑들이 걷잡을 수 없는 실수로 박수조차 받지 못한 채 초라하게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

류제국은 지난 23일 구단을 통해 은퇴를 발표했다. 이틀 전 경기를 소화했던 류제국은 어깨 통증 호소하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LG는 “부상으로 인해 류제국이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SNS 상에서 류제국의 내연녀로 추정되는 여성이 사생활을 폭로했고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내연녀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일었다. 부상보다 개인 사생활 문제가 류제국의 은퇴 사유라는 주장이 무게를 얻고 있다.  

올해는 유독 베테랑들이 사건사고를 일으키며 갑작스럽게 유니폼을 벗는 일이 많았다.

지난 5월 경기 다음날 숙취 운전으로 접촉 사고를 낸 박한이가 은퇴를 선언했고, 7월에는 길거리에서 공연음란행위를 한 프로농구 선수 정병국이 조용히 코트를 떠났다.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베테랑들의 불명예스러운 은퇴가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베테랑은 팀의 중심이 되는 선수들이다. 후배 선수들을 이끄는 것과 동시에 선수, 코칭스태프와의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 소속 구단은 경기력 뿐만 아니라 선수단 분위기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해당 종목의 이미지에도 깊은 상흔이 남는다. 베테랑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이들이 대부분이다. 일반 신인 선수들의 외도보다 더욱 부정적인 인상을 남기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솔선수범해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할 베테랑들이 도리어 낯 부끄러운 사건 사고에 휘말리고 있으니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 

그들은 긴 시간 동안 격려를 마다하지 않았던 팬들의 기대감도 저버렸다.

박한이와 정병국 등은 한 구단에서 뛰면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구단 내 영구결번 지정도 유력했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건넜고 은퇴식도 치르지 못한 채 초라하게 퇴장했다. 은퇴식은 꾸준한 성적과 더불어 모범적으로 선수 생활을 한 소수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걷어 차버린 꼴이다. 데뷔 때부터 이들을 지켜봐 왔던 팬들이 느낄 허탈감은 누구도 보상해 줄 수 없다. 

최근 프로스포츠는 선수들의 음주운전, 태도 논란 등 각종 구설수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문제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리그의 얼굴이자 팀의 간판인 베테랑들이 오히려 범죄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은 안타까움만 자아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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