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홍콩에서 민주화 요구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한 가운데, 홍콩 경찰이 최정예 특수부대를 투입해 시위대를 대거 진압하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일(한국시간) "정예(elite) 경찰이 과격 시위대를 쫓아 지하철역에 들어가 곤봉으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때리고 그들에게 최루액을 뿌리며 체포에 나섰다"며 "전례 없는 폭력과 혼돈의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그간 홍콩 경찰은 안전사고를 우려해 지하철 역사 안으로 후퇴한 시위대를 쫓아 검거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대응은 홍콩 정부의 시위대 강경 대처 선회 움직임을 보인다.
또한 홍콩 경찰은 이날 새벽 연 기자회견에서 전날 밤 몽콕(旺角) 지역에 있는 프린스 에드워드 역사 안에서 미승인 불법 집회 참가, 파괴, 경찰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4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 측은 시위대가 역사 내부를 파괴하고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고 덧붙였다.
홍콩 야권은 경찰이 공권력을 과도하게 행사했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의 람척팅(林卓廷·중국 표준어 발음은 린줘팅) 의원은 성명을 내고 경찰이 시민 안전을 무시하고 과도한 힘을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홍콩 당국의 강경 대응은 예고됬다는 반응이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의 연대 기구인 '민간인권전선'은 전날 센트럴 차터가든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행진하며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할 계획이었지만 경찰은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경찰의 불허 방침에도 홍콩 시민들이 대거 거리로 쏟아져나와 행진에 나서면서 전날 홍콩 도심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비록 대부분 보석으로 석방이 되기는 했지만 경찰이 주말 대규모 시위를 불허한 데 이어 조슈아 웡을 비롯한 시민사회와 야권 지도자들을 대거 체포한 것 역시 시위대의 분노를 자극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전날 빅토리아공원 인근에서는 홍콩 경찰이 허공을 향해 두 발의 실탄 경고 사격을 가해 긴장감이 크게 고조되기도 했다. 홍콩 경찰이 실탄 사격을 한 것은 지난 주말에 이어 두 번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