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명수 의원(자유한국당, 충남 아산갑)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국정감사에서 국가비축의약품 구매와 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신종조류인플루엔자에 대비하기 위해 타미플루를 비롯해 4개사의 의약품 1455만명분을 비축·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와 내년중에 유효기간이 도래하는 688만명분을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2단계에 걸쳐 구매를 할 계획이고, 관련 예산을 250억원 확보한 상태이다.
최근 질병관리본부에서 계획·시행 예정인 신종 조류인플루엔자 적용약품인 항바이러스제 구매계획에 있어서 구매비용 절감만을 목적으로 의무비축비율 축소 및 완제품이 아닌 원료의약품 구매 움직임이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비용절감만을 목적으로 관련 약품을 구매할 경우 감염병을 확산 차단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이명수 의원은 의무비축비율 인구 대비 30%분량에서 25%로 변경한 점을 지적했하며 “국가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인 국립의료원장이 말한 ‘항바이러스제 비축 목표인 30% 이하로 관리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들어, 국가비축의약품 의무비율 축소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완제품이 아닌 원료의약품 구매도 우려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원료의약품 200만명분과 완제품 140~150만명분을 구매 계획을 진행 중에 있다. 이전에는 완제품만 구매를 해 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원료의약품 구매를 추진하는 것으로 비용절감을 위한 것이다.
이명수 의원은 “항바이러스제는 독감환자의 열을 내리고 덜 아프게 해 주는 효과 이외에 전염력을 약화시키는 효능이 있는데, 독감바이러스는 감염 후 72시간 이내에 증식이 일어나며, 초기 증상이 나타난 뒤 48시간 내에 약을 복용해야만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할 있다”며 “독감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확인되면 48시간 내에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감염자 확인 후 원료의약품을 다시 완제품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48시간 이내에 완제품 생산이 불가능하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인 만큼 정부는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의약품 제조라인은 한 가지 약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조라인에서 항바이러스제를 생산하려면 제조라인을 새롭게 청소해야 하고, 공정라인도 다시 세팅을 해야 한다. 그리고 완제품은 출하 전 QC를 통과해야만 출고가 가능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 물류과정도 고려해야 하는데 원료의약품을 완제품으로 만들었을 경우 그 약을 다시 저장소 또는 진료소로 보내야 하는데, 이러한 전 과정을 거치는데 최소 4일 이상은 소요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이 의원은 “시급을 다투는 상황에서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완제품이 아닌 원료의약품으로 항바이러스제를 비축하겠다고 하는 것은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는 안일한 대응이 아닐 수 없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수의계약과 관련해서는 그 동안 항바이러스제는 다국적제약사가 특허권을 보유한 관계로 수의계약을 통해 사실상 독점공급해 왔다고 할 수 있다. 2017년 8월에 특허권이 종료되면서 일부 국내 제약사도 항바이러스제를 소규모로 공급해 왔다. 현재 56개 국내제약사가 항바이러스제 품목허가를 득하고 있으나, 상시 사용되는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녹십자와 한미약품만이 생산·공급실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수 의원은 “현재 한국의 상당 수
이 의원은 항바이러스제와 관련해서 공개경쟁입찰을 통해서 국내제약업체도 항바이러스제를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계약방식을 채택할 것을 촉구하고, 입찰참가조건으로 납품실적이 아닌 생산능력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수 의원은 “항바이러스제의 특성상 기 생산 후 보관·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고 신종인플루엔자 감염시에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납품실적이 있는 제약사로 국한할 경우 생산능력이 있는 많은 국내 제약회사들이 입찰에 배제되는 차별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납품(공급)실적이 아닌 정부가 요구하는 비축물량을 생산할 능력이 있는 제약회사를 심사를 통해서 입찰참가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