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하며 '장밋빛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제는 바닥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재 자유한국당(경북 포항북) 국회의원은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엘케이비스타에 의뢰, '이것이 민심이다'란 주제로 두 차례에 걸쳐 전국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1차는 '경제민심 동향'에 대해, 2차는 '국정운영 평가'에 대해 각각 조사했다.
2차 조사 결과는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경제민심 동향 여론조사 결과 국민 절반 이상이 현 정부 출범 후 '소득은 줄고 지출은 늘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현재의 체감경제가 좋다'고 답한 국민은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경제인식과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상황 사이의 괴리를 드러냈다.
◇체감경제 '좋다' 5.9% VS '나쁘다' 57.1%
'체감하는 경제상황이 어떤가'란 질문에 '좋다'고 답한 응답자는 5.9%에 그쳤다.
반면 '그저 그렇다'는 응답자는 33.1%, '나쁘다'는 응답자는 57.1%에 달했다.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이 '그저 그렇거나 나쁘다'고 답변한 것.
연령대별로는 60대 응답자의 72.6%가 '나쁘다'고 답해 가장 높은 부정 평가율을 기록했다.
20대 응답자는 49.4%가 '나쁘다'고 답해 가장 낮은 부정 평가율을 보였다.
모든 연령대에서 '좋다'는 긍정 평가는 한 자릿수 응답률을 기록,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상황의 암담함을 보여줬다.
◇소득 '줄었다' 55.1% VS '늘었다' 27.4%
'현 정부 출범 후 소득이 늘었는가'란 질문에 '늘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27.4%인 반면 '줄었다'는 응답자는 55.1%로 집계됐다.
국민 절반 이상이 현 정부 출범 후 '소득은 줄고 지출은 늘었다'고 답한 것이다.
'소득이 줄었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직군은 자영업자로 응답자의 73.8%를 차지했다.
이는 내수 침체,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에 따른 경기 부진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출 '늘었다' 59.5% VS '줄었다' 28.2%
'현 정부 출범 후 지출이 늘었는가'란 질문에 '줄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28.2%인 반면 '늘었다'는 응답자는 55.1%로 확인됐다.
'지출이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30대로 응답자의 68.3%를 차지했다.
'지출이 줄었다'는 응답은 60대(38.4%), 70대 이상(37.5%)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층의 소득이 줄어든 만큼 소비심리 역시 위축된 탓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 보면 '지출이 늘었다' 응답은 강원·제주지역이 65.1%로 가장 높았다.
'지출이 줄었다' 응답은 대전·충남·충북·세종지역이 37.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가계부채 '늘었다' 42.1% VS '줄었다' 16.7%
'현 정부 출범 후 가계부채 늘었는가'란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2.1%가 '늘었다'고 답한 반면 '줄었다'는 응답은 16.7%에 불과했다.
가계부채가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직군은 자영업자로 응답자의 49.6%였다.
지역별로 보면 '늘었다'는 응답은 서울·경기·인천지역이 44.6%로 가장 높았다.
'줄었다'는 응답은 부산·울산·경남지역이 20.9%였다.
학생의 경우 30.6%가 '늘었다'고 응답한 반면 8.3%가 '줄었다'고 해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김정재 의원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어느 하나 좋은 곳이 없다"며 "국민여론이 잘못된 정책이라고 말하고 있는데도 고치지 않는다면 '정책'이 아니라 '이념'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1차 조사는 지난 13~15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ARS자동 응답 여론조사 방식을 활용,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