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북극진동에 의한 시베리아 산불원인 규명

포스텍 연구팀, 북극진동에 의한 시베리아 산불원인 규명

기사승인 2020-01-09 12:02:50

 

지구온난화가 대형 산불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포스텍 환경공학부 국종성 교수·김진수 박사(현 영국 에딘버러 박사후연구원)팀은 서울대 정수종 교수, 일본 해양과학기술기구(JAMSTEC) 박호택 박사, 스위스 취리히 대학 가브리엘라 셰만-스트로브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북극진동과 관련된 남동 시베리아 영구동토층 산불 발생 원리를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지 8일자를 통해 발표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시베리아·알래스카·북유럽 등지에는 땅 속이 2년 내내 얼어있는 영구동토층이 널리 분포해 있다.

이는 북반구 육지면적의 24%에 해당한다.

1만1000년 전 마지막 빙하시대의 끝 무렵 생겨난 영구동토층에는 고대 동물 뼈나 식물 뿌리 등 5000억t의 탄소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이 지역의 탄소배출은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에 의한 탄소배출만큼 기후변화 예측에 중요하다.

 

연구팀은 남동 시베리아 지역의 영구동토층에서 일어난 산불을 통해 산불과 기후상태 변화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북극 주변을 에워싼 대기 장벽이 깨짐과 동시에 시베리아지역 고기압이 비정상적으로 겨울의 온도를 높여 눈을 평소보다 빨리 녹여 지면이 건조해지면서 산불을 더욱 확산시키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극 지역 중에서 산불이 가장 빈번한 남동 시베리아의 대규모 대기 조건을 분석하자 일 년 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봄철(4~5월)보다 1~2개월 전 북극진동이 일어날 때 산불로 인한 연소 면적이 더 넓다는 결과를 얻었다.

더 큰 문제는 영구동토층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더 많은 탄소를 방출시키고 대기 중 탄소량이 갑자기 늘어나면 북극 온난화를 가속시킨다는 사실이다.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온도가 상승하면 앞선 결과처럼 지면이 건조해져 산불이 또 다시 확산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또한 이 지역의 산불은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 중 에어로졸의 중요한 배출 요소 중 하나다.

이 지역에 대형 산불이 발생한 후 급격히 증가한 에어로졸이 편서풍을 타고 캐나다 대기질(air quality)까지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 동안 북극진동이 시베리아 산불 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정확한 원리를 제시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겨울철 북극진동의 활동성 여부로 봄철 산불 확산 여부를 예측할 수 있어 산불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종성 교수는 "시베리아 동토지역의 산불이 임의로 발생하기보다는 기후요소에 의해 조절되고 이를 통해 산불을 예측할 수 있다"며 "최근 남동 시베리아지역은 온난화로 인해 눈이 더 빠르게 녹고 있어 대규모 탄소 방출, 지구온난화 가속화를 막기 위해 적절한 산불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극진동'은 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극소용돌이기 수 십일 또는 수 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말한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성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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