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신종 코로나 이 문제에 관해서는 일단 정부를 믿고 따라야 합니다. 비판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아요. 상황이 아직 진행 중이라, 아직 비판의 준거를 마련하기 어렵습니다. 고로 사태가 진압된 후에 상황을 복기하며 단계 단계마다 내려진 조치가 적절해는지, 그 조치의 근거가 된 판단은 올바랐는지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순수한 의학적 문제입니다. 문제를 정치화하지 마세요. 그것은 의학적 문제를 신학화하는 일부 개신교 목사들의 행태만큼 어리석은 겁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몇몇 언론에서 ‘의료계’라고 두리뭉실 묶어 몇몇 의사들의 발언을 소개하며 때려대는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달린 문제를 놓고 그런 정치적 장난은 삼갔으면 좋겠습니다. 방역에 관한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들은 질병관리본부에 모여 있다고 봅니다. 모든 정보도 거기에 있구요. 그리고 저는 지금 그 분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데에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그 사실을 의심할 아무런 이유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 분들이 내린 판단은 믿고 따라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중국 입국자를 차단해야 한다’고 외치던 분들 중에 지금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은 한 분도 없죠? 여기서 그들의 주장이 순수한 의학적 판단이 아닌 불순한 정치적 주장이라는 사실을 알 수가 있죠. 정당이나 당파적인 언론사의 주장을, 질병관리본부나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일하는 분들의 판단보다 더 신뢰해야 할 이유를 저는 아무 데서도 보지 못합니다. 정부가 선거 때문에 이 분들의 의학적 판단을 정치적으로 왜곡시키려 했다면 모를까. 그땐 나부터 가만 안 있겠죠”라고 전했다.
진 전 교수는 “‘우한폐렴’에 ‘대구폐렴’으로 맞서는 것도 어리석은 일입니다. 지식인이라는 분이 이를 보수야당 공격하는 소재로 사용하셨죠? 그게 다 정치에 환장하면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 몸소 보여주기 위해 수행한 생체실험이었죠. 그 숭고한 정신에 경의를. 그 분이 자기를 희생해가며 몸소 보여주셨잖아요. 정치에 환장하면 사람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그걸 보고 배워야 합니다. 저쪽이나 사태를 어떻게든 총선에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가려 하는데, 거기에 시민들까지 놀아날 필요는 없습니다”라고 당부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이나 통합당이 이번 총선에서 의석을 몇 개 더 얻는다고 우리에게 밥이 생깁니까, 떡이 생깁니까? 모든 판단의 기준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입니다. 또 하나의 기준이 있다면, 이번 사태로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서민들입니다. 사태의 조속한 수습을 위해 질병관리본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알려주는 행동수칙을 철저히 따르고, 자영업자 등 지금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동료시민들을 어떻게 도울지 함께 고민합시다. 나뉘어 싸울 일이 아니라 합쳐서 이겨내야 할 일입니다”라며 “대구 시민 여러분, 함께 이겨냅시다. 자영업 하시는 분들도 힘내세요. 방역의 최전선에서 고투하는 모든 분께 격려와 응원을 보냅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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