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정봉주-손혜원의 위성정당 만들기… 민주당, 공식적 부인 사실적 용인”

진중권 “정봉주-손혜원의 위성정당 만들기… 민주당, 공식적 부인 사실적 용인”

기사승인 2020-02-23 09:44:29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정봉주와 위성정당. 몇 년 전 정봉주씨가 ‘외부자들’ 패널 하차하고 서울시장 출마하겠다고 했을 때, 그런 거 하지 말고 그냥 방송이나 같이 했었죠. 근데 뭐 그게 내가 말릴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다만 내 입장에서는 이해가 잘 안 돼서 ‘정치가 그렇게 좋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좋다’며 자기는 ‘정치 없이는 못 산다’고 하더군요. 그때의 표정이 기억납니다. 씩 웃는 그 표정만으로 ‘죽여. 너도 한번 해 봐’,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걸 보면서 ‘정치에도 마약이나 도박처럼 도저히 끊을 수 없는 어떤 짜릿함이 있나 보다’ 생각했죠.”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지금 정국을 ‘블랙홀’로 끌고 가겠다고 당을 협박하는 모양인데, 원래 그런 인물입니다. 그래서 절대 정치시켜서는 안 된다고 했던 겁니다. 그에게는 당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의원 자리가 먼저니까요. 이건 합리적 판단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디 담배 해로운 거 몰라서 안 끊나요? 해로운 거 다 알면서도 못 끊는 거죠. 오랫동안 정치를 못했으니 금단현상이 심할 겁니다. 마약 하는 사람들, 마약 살 돈 구하느라 결국 절도까지 하잖아요. 공천 달라고 당을 협박까지 하는데, 그거 우리가 이해해야 합니다. 중독이 그렇게 무서운 겁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얼마 전 KBS1 라디오에 나와서 여전히 엄포를 놓습디다. 4.15총선을 ‘블랙홀’로 끌고 갈 수 있다고. 선거를 조국전쟁으로 치러야 한다며 집토끼 버리고 ‘중도층’에 구애하는 당의 결정을 비판하더군요. ‘원래 민주당 찍었는데 조국 때문에 못 찍겠다.’고 말하는 이들은 원래 민주당 찍은 적도 없고, 앞으로도 절대 민주당 찍을 일 없는 사람들이랍니다. 그런 사람들을 싸잡아 ‘세작’이라 몰아부치더군요. 그러니 선거를 극렬문빠 중심으로 치러야 하고, 그래서 자기를 내쳐서는 안 됐다는 얘기죠. 그러면서 자기에게도 다 계획이 있다고 합디다”라고 전했다.

진 전 교수는 “그 계획이 손혜원이 운을 띄운 위성정당인가 봅니다. 벌써 이와 관련하여 정봉주 이름이 거론되더군요. 극렬문빠들을 결집하면 정당투표에서 3%는 넘길 수 있고, 그러면 손혜원과 같이 다시 국회로 들어갈 수 있다는 계산으로 보입니다. 당에서는 선을 긋고 있지만, 혼자 하는 얘기 같지는 않아요. 윤건영도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거들었죠. 예비후보 주제에 당의 공식입장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거리낌없이 하는 데서 당에서 이 분의 위세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죠. 뭐,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하지 않습니까”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토끼, 산토끼 다 잡자는 얘기로 보입니다. 산토끼를 겨냥해 당에서는 위성정당의 설립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집토끼를 겨냥해 유권자들의 자발적 움직임으로서 위성정당의 설립을 ‘사실적으로’ 용인해 주자. 일종의 대국민 사기극인데, 광신적 문빠 집단의 밖에서 거기에 속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 경우 곧바로 1+4의 협력체계가 깨지면서 민주당만 고립될 겁니다. 총선은 말아먹는 건 물론이고, 그 이후에는 정권까지 흔들리겠죠. 윤건영, 이 분 청와대 말아먹고, 당 말아먹고, 정권까지 말아먹을 인물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정봉주-손혜원의 위성정당 만들기로 민주당의 팬덤정치가 가진 위험성이 본격적으로 표면화하기 시작한 거죠. 당의 공식조직 바깥에 막강한 팬덤을 등에 업은 또 다른 세력이 당의 통제에서 벗어나, 당에 공공연히 협박까지 하는 상황에 이르렀거든요. 거기에 공식적으로는 당에서 아무 것도 아닌 존재, 그저 예비후보에 불과한 인물이 ‘대통령복심’이라고 거기에 힘을 실어주니. 당으로서는 난처할 겁니다. 이 특별한 ‘예비후보’가 나댈수록 합법적 조직의 아래로 실제로 당을 움직이는 비합법의 실세가 따로 있다는 인상을 주거든요”라고 비판했다.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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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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