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쿠키뉴스] 성민규 기자 = "말이 문제다."
경북 동해안 최대 격전지인 포항 선거구 판세가 정치인들의 '말 한마디'에 출렁이고 있다.
김병욱 미래통합당(경북 포항 남·울릉) 국회의원 후보의 막말 논란이 좀처럼 숙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른바 '자살골'을 넣었다.
이 대표가 지난 8일 광주를 찾아 정부가 추진중인 방사광가속기를 전남에 유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포항지역 민심에 불을 지른 것.
포항을 비롯해 충북 청주시, 전남 나주시, 강원 춘천시 등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 대표의 특정지역 지원 발언은 선거 막판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대표 발언 후폭풍이 거세지자 민주당 측은 '단순 해프닝에 불과하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통합당 측은 '경북 홀대', '포항 패싱'을 앞세워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다.
김정재(포항북)·김병욱(포항 남·울릉) 통합당 후보는 13일 합동 성명서를 내고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 추진단' 구성을 제안했다.
두 후보는 "정부는 여전히 편향된 유치 절차를 밀어붙이고, 이 대표는 사과 한 마디 없다"며 "허대만·오중기 민주당 후보 역시 '경북 홀대', '포항 패싱'을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포항과 경북지역이 4차 산업혁명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방사광가속기를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며 "민주당 후보들도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 추진단 구성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10일 정부의 편향된 유치 절차와 이 대표의 공모사업을 통한 매표행위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포항시민들의 반발도 거세다.
각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이 대표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특히 이 대표를 향한 비난이 정부·여당을 향한 분노로 번지면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대표의 말 한마디가 선거판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