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의 '묘수' 자유 경쟁전, 심폐소생술 될까

오버워치의 '묘수' 자유 경쟁전, 심폐소생술 될까

오버워치의 '묘수' 자유 경쟁전, 심폐소생술 될까

기사승인 2020-04-29 06:00:00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오버워치는 지난해 7월 기존 플레이의 판도를 바꿀 ‘역할 고정’을 출시했다. 모든 유저가 영웅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기존 시스템에서 역할별로 돌격 영웅 2명, 지원 영웅 2명, 공격 영웅 2명으로 구성하게 했다. 당시 1년 넘게 지속된 ‘고츠 조합’(3탱커-3힐러)을 타파하기 위한 대책이었다. 

하지만 역할 고정으로 인해 조합 구성이 강제돼 게임의 자유도가 사라지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또 딜러 역할군을 선택할 시, 게임 매칭 시간이 길어지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이에 블리자드는 대기 시간 동안 ‘그룹 간의 전투 훈련 참가 가능’ ‘연습 전투’ ‘데스 매치’ ‘사용자 지정 게임’을 할 수 있게끔 조정하거나, 특정 챔피언을 한 주간 제외하는 ‘역할 제한’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으나 유저들의 불만을 완전히 잠재우는 데는 실패했다. 

이미 컨텐츠 부재, 업데이트 지연 등 많은 문제점에 지쳐있던 유저들은 하나씩 오버워치를 떠나기 시작했다. 출시 이후 한 때 PC방 점유율 35%를 기록하기도 했던 오버워치는 올해 4월 첫째주 기준으로 PC방 점유율이 5.91%에 불과했다. 

결국 오버워치는 지난 15일 역할 고정이 적용되기 이전의 경쟁전을 다시 경험할 수 있는 ‘자유 경쟁전’을 출시했다. 다행히 이는 오버워치 유저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국내 유저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제프 카플런 오버워치 총괄 디렉터는 지난 17일 공식 홈페이지에서 지역별 유저 이용 시간 비율을 공개했는데, 출시 24시간 동안 국내 유저들의 자유 경쟁전 비율은 전체의 25.4%로 일반 경쟁전 비율(35.4%)에 근접했다. 역할 고정 빠른 대전 비율(13.5%)보다는 1.5배 가까이 높았다. 이는 북미(5.9%), 유럽(10.3%), 중국(12.3%)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였다. 


▲ 게임 매칭 시간 감소, 다양한 전술 사용 가능

자유 경쟁전은 일반 경쟁전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전까지 경쟁전을 즐기던 유저들은 게임 매칭 시간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돌격군과 지원군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시 5분 이내면 게임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공격군의 경우 짧으면 10분, 길면 최대 30분까지 기다려야 했다.

기자도 공격군 포지션에서 5번의 일반 경쟁전을 시도했는데, 평균 매칭 대기 시간이 약 16분40초에 달했다. 가장 짧은 경우는 12분24초였으며, 가장 길었던 대기 시간은 약 27분에 달했다. 게임 시간이 평균 15분을 오갔던 것을 생각하면 배보다 배꼽보다 컸다고 볼 수 있다. 게임 입장을 기다리다 지쳐 결국 게임을 종료하기도 했다.

반면 자유 경쟁전의 경우, 과거처럼 역할군별 대전 검색 없이 모든 유저가 같은 대기열에서 대전을 검색하게 돼 최대한 빠르게 게임을 시작할 수 있었다.

기자는 자유 경쟁전을 배치 게임 포함 총 20판을 진행했는데, 평균 매칭 시간은 약 1분47초에 불과했다. 가장 매칭 시간이 짧았던 적은 28초였으며, 가장 매친 시간이 길었던 게임은 3분30초였다.

또 경기 도중 역할에 구애받지 않고 영웅을 고를 수 있는 것도 자유 경쟁전의 강점이었다.

현재 일반 경쟁전에서 특정 역할군에 배치될 경우, 그 역할군에 있는 영웅만 선택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조합의 다양성이 줄어든 것이 오버워치의 최근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특히 최근 오버워치 조합의 트렌드는 유지력에 집중되어 있어 특정 영웅들만 계속해 쓰이는 추세였다.

하지만 자유 경쟁전에서는 일반 경쟁전과 동일하게 역할 제한으로 한 주간 모두가 사용하지 못하는 영웅을 제외하면 모든 영웅을 사용할 수 있다. 화물이 끝까지 밀리기 직전에는 기동력이 좋은 영웅들을 사용하거나, 특정 구간을 밀기 위해서 역할 조합을 변경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오버워치를 평소 즐겨하는 김모씨(28)는 “일단 매칭 시간이 빠른게 마음에 든다. 일반 경쟁전에서는 게임을 기다리면서 핸드폰을 하거나, 연습 전투를 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그러질 않아도 돼 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다”며 “또 내 마음대로 영웅을 고를 수 있다. 더 이상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돼 좋다”고 자유 경쟁전 출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 ‘말 그대로 자유라서?’ 게임 중반 이탈자도 많아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자아낸 자유 경쟁전이지만, 이 와중에 문제점도 존재했다.

자유 경쟁전은 아케이드 모드 중 하나의 요소로 이는 일반 경쟁전과 확실히 다른 게임이다. 일반 경쟁전과는 별도로 경쟁전 순위와 티어도 따로 존재한다. 유저들이 온전히 자유 경쟁전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도가 아니다.

또한 말 그대로 ‘자유’ 경쟁전이다보니 일부 유저들은 일반 경쟁전과 다르게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게임에 임하는 경우도 있었다. 소위 ‘빡겜’ 유저들에게는 진지하게 게임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

실제 기자가 진행한 20게임 중 7판에서 같은 팀 유저가 게임을 갑자기 포기하고 나가는 상황을 마주했다. 팀 게임에서 한 명이 나가는 불리한 상황에 놓였고, 7경기에서 모두 패배해 티어가 내려가기도 했다.

자유 경쟁전에서 2번 마주한 유저에게 이러한 상황에 대해 물어보자 “말 그대로 자유 경쟁전아니지 않나. 일반 경쟁전보다는 게임을 편하게 생각하려 한다. 어차피 게임을 제대로 할 거면 자유 경쟁전이 아닌 그냥 경쟁전을 가면 되는 거고, 자유 경쟁전에서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되지 않느냐”고 답했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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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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