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리그 준우승에 그친 울산은 이청용, 조현우, 김기희, 정승현, 윤빛가람, 고명진 등 국가대표 출신들을 대거 영입하며 ‘타도 전북’을 외쳤다. 시즌 중반에는 수원에서 국가대표 풀백 홍철까지 영입하며 15년 만에 리그 정상 타이틀을 위해 달렸다. 7월 중순 전북을 제치고 리그 1위에 올라선 뒤 막바지까지 자리를 지키며 우승에 다가가는 듯 했다.
하지만 파이널라운드 시작 후 울산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달 18일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 더비’에서 0대 4로 대패해 2위 전북 현대에게 턱밑까지 추격을 당했고, 25일 전북과 맞대결에서는 0대 1로 패배해 선두 자리를 내줬다.
울산은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광주FC에 3대 0 대승을 거뒀지만, 같은 날 전북이 대구FC에 2대 0 승리를 거둬 결국 전북에게 트로피를 내줬다. 올해도 ‘2인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도 거푸 쓴맛을 봐 울산의 상실감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경기가 광주전이 끝난 뒤 “전북과 차이는 많이 좁혀졌다고 생각을 한다.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다. (우승은) 한 번 하는 것이 힘들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울산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리그는 끝났지만 FA컵 결승전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일정이 남았다.
특히 울산은 FA컵에서 최근 몇 년간 강세를 보였다. 울산은 2017년 FA컵 결승전에 올랐고, 이듬해에도 대구FC에게 패배했지만 결승전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4년 중 세 차례나 결승에 올랐을 만큼 FA컵에서 강한 집중력을 보여줬다.
울산의 상대는 또 전북이다. 울산 입장에서는 제대로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올해 3번의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모두 패배했고,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마저 넘겨줬기 때문에 FA컵 만큼은 반드시 잡겠다는 각오다.
울산은 이번 FA컵에서 전력을 쏟을 예정이다. 우측 풀백 김태환이 최근 부상에서 복귀했고, 포항전에서 퇴장당해 시즌 막바지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 외국인 수비수 불투이스가 FA컵에는 출전할 예정이다. 100% 전력을 가동하는 만큼 박빙 승부가 예고된다.
김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FA컵에서는 퇴장 당한 선수들도 돌아오고 전력 누수가 없다. 원하는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전북과 맞대결에서 3번 모두 졌다. 이제 우리는 잃을 것이 없다. 올 시즌 우리가 좋았던 때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마지막은 우리가 꼭 승리해야한다. 일단 우리 홈에서 열리는 1차전에 집중할 것”이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전북과 울산은 오는 4일 울산문수축구장에서 FA컵 결승 1차전을 벌인 뒤 8일에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 2차전을 치러 우승팀을 가린다.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