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안병준의 극장골로 5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승격에 성공한 수원FC 김도균 감독이 경남FC 설기현 감독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김도균 감독이 이끄는 수원FC는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2부리그) 2020 플레이오프’ 경남FC와 최종전에서 안병준의 극적인 동점골로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K리그2 정규리그 2위인 수원FC는 ‘순위 어드밴티지’에 따라 3위인 경남을 제치고 K리그1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6시즌 최하위로 밀려 2부리그로 강등된 수원FC는 5년 만에 K리그1으로 올라가게 됐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설기현 감독에게 미안하다”라며 “경기 내용을 봤을 때 좋지 못했다. 경남이 올라가도 충분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게 무승부를 만든 것 같다.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반전에는 우려대로 상대에게 밀렸다. 하지만 후반전에 선수들의 몸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자신있게 하자고 했다. 라스와 안병준의 높이를 활용하자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지시와는 달리 수원FC는 좀처럼 경남FC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에 정선호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극적으로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원래 눈물을 잘 안 흘리는데, 안병준의 페널티킥이 들어가고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또 김호곤 단장님이 내려오셔서 포옹했을 때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라며 “우리가 K리그2에서 주목받지 못했는데, 그런 부분을 뒤집고 승격을 만들었다.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자진 사퇴한 김대의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수원FC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부임 1년 만에 팀을 1부리그로 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김 감독은 “올해 솔직히 승격을 예상 못 했다. 코칭 스태프도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라며 “ 부임 초 선수들에게 공격적인 축구를 하자고 했다. 전방에서 물러서지 않는 축구를 하기 위해 동계훈련부터 준비했다. 여기에 안병준, 마사처럼 K리그2에서 막강한 공격력을 가진 선수들이 있어 승격이 가능했다”라고 설명했다.
안병준의 마지막 페널티킥 득점을 확신했냐는 질문엔 “페널티킥 성공률이 높아 믿었다. 솔직히 못 넣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정말 중요한 순간이었지만, 안병준은 올해 기여도가 상당히 높은 선수였다. 못 넣는다고 그를 뭐라고 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다음 시즌 구상에 대해선 “겨울에 선수 영입을 봐야 한다. 전체적인 스쿼드를 보고 구상할 것이다. 전술도 고민해야 한다. 선수 구성에 따라 변화를 줄 생각”이라고 말한 뒤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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