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등 채권은행, 연이은 기업 부실에 고민 늘어가

산은 등 채권은행, 연이은 기업 부실에 고민 늘어가

유동부채 쌍용차 9452억 두산重 13.9조
코로나19 충격 4조원대 잠재적 부실, 유동성 부족 올수도

기사승인 2020-12-30 06:18:02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쌍용자동차 파산 등 국내 기업들이 부실화 징조가 연이어 나타나면서 채권자인 시중은행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대출 상환까지 함께 겹치면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어서다. 특히 내년 대출 및 이자 상환이 다가오면서 재무여력이 부족한 일부 기업들의 좀비기업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쌍용차·두산 등 대기업도 유동성 위기에 ‘휘청’…채권단 고민 커져

쌍용자동차(쌍용차)가 11년만에 또다시 유동성 위기로 인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쌍용차의 파산 신청은 현재 만기가 도래한 대출금(1650억원)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향후 갚아야 할 부채도 산적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쌍용차의 올해 3분기 유동부채(1년 내 갚아야 할 부채)는 9452억원에 달한다. 반면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은 4094억원에 불과하다. 자기자본(자본총계, 980억원)이 초기 자본금(7492억원)에 비해 부족한 일부 자본잠식 상태다.

쌍용차의 기업회생절차로 인해 주요 채권단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국내 시중은행(우리은행)도 기업의 정상화 방안을 위해 고민이 커졌다. 산업은행은 쌍용차에 대해 단기차입금 900억원과 장기차입금 1700억원을 대출한 상황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단기차입금(150억원)은 상환이 완료됐으나 장기차입금 250억원이 남아있는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쌍용차는 회생 신청과 함께 ARS 프로그램(회생절차 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를 제출해 기업회생을 진행 중 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ARS 프로그램이란 법원이 채권자들의 의사를 확인한 후 회생절차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연장해 주는 제도다.

만약 기업회생이 어려워질 경우 담보로 제공받은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1900억원을 담보자산으로 제공받았고, 우리은행도 250억원에 달하는 담보제공자산이 있다.

쌍용차 뿐만 아니라 두산중공업도 아직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두산중공업은 막대한 부채부담으로 인해 올해 초부터 자구안(자체 구제방안)을 내놓으며 구조조정을 들어갔다. 또한 최근 두산중공업은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선정하면서 자구안 마련을 위한 자금(3조원) 조달도 추진하고 있다. 만약 매각이 이뤄질 경우 두산중공업의 자구안 방안은 이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불안요소’는 남아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두산중공업의 유동부채는 13조9459억원으로 1년 안에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10조682억원) 보다 많다. 즉 아직까지 위기 시 대처할 수 있는 유동성 리스크는 남아있는 상태다.

신용평가기관도 여전히 두산중공업의 신용도 개선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기업평가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우협 선정에 대한 견해’ 자료를 통해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예상되지만, 사업기반 회복이 없다면 신용등급 방향성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은 투기등급 직전인 BBB-(유동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19 타격 중소기업, 내년 변곡점…채권단 은행도 전이 가능성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국내 기업 경영활동이 위축도 리스크 요인 가운데 하나다. 특히 소상공인 비중이 큰 숙박음식 업종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7% 감소한 상황이다. 만약 내년 3월 정부의 금융지원 조치 중 일부가 종료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의 경영활동 및 채무상환능력에 대한 위험 부담은 은행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전체 은행권의 이자 납입 유예 규모는 950억원(8358건)이다. 9월 말 740억원, 10월 말 903억원 보다 증가한 수치다. 평균 적용 금리를 연 2.5%로 가정하더라도 원금 3조8000억원이 제때 상환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은행은 “기업 실적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기본 시나리오 하에서도 정부의 금융지원 조치가 중단될 경우에는 유동성 부족규모가 4조원에 달하고 적지 않은 수(5.1%)의 기업이 유동성 부족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내년 이자상환 유예가 만료될 것이고, 코로나19 장기화 여부에 따라서 은행들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IMF(국제통화기금)은 ‘대한민국 금융 부문 평가 프로그램 기술 노트’ 보고서를 통해 “총 기업부채의 4분의 1(GDP의 약 28%)은 ‘위험부채’이며, 이 가운데 절반정도는 중소기업에 포함된다”고 경고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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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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